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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만에 모델 몸매 만든 기안84, 무작정 따라했다가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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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다이어트] 

최근 통통한 체격으로 활동했던 남자 연예인들의 파격적인 다이어트 변신이 잇따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달엔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웹툰 작가 기안84가 단 보름만에 5kg의 체중을 감량하고, 모델 같은 모습으로 패션 잡지의 화보를 촬영하는 모습이 방영돼 큰 관심을 모았죠. 그는 평소 웹툰 마감을 위해 밤샘을 밥 먹듯 하고, 술과 간편식을 즐기는 절제되지 않은 식습관을 보여주는 등 자기 관리를 하지 않는 사람의 대표주자처럼 여겨졌었습니다. 그랬던 기안84가 15일만에 초콜릿 복근이 있는 모델처럼 변신하니 그의 다이어트 법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그런 변신이 가능했을까요.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다이어트에 성공한 웹툰 작가 기안84가 15일만에 다이어트에 성공해 모델같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사진 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처]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다이어트에 성공한 웹툰 작가 기안84가 15일만에 다이어트에 성공해 모델같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사진 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처]

기안84는 방송을 통해 “마감-술-마감-술이 생활의 전부였는데, 마감-체육관-마감-체육관으로 바꿨다”며 "그 결과 짧은 시간에 5kg을 감량했고 15년만에 식스팩을 다시 만들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말만 들으면 마치 운동만으로 다이어트를 한 것처럼 들립니다. 혹 기안84의 변신을 보고 '나도 한번 바짝 운동해서 살을 빼 볼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24> 기안84 다이어트

단 시간에 살을 빼기 위해서는 음식 섭취량을 극도로 제한하는 식이조절이 필수입니다. 사실 기안84의 다이어트 성공 역시 식이조절을 함께 병행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집에서 몰래 먹은 치킨 포장박스를 들키고 벌로 그 자리에서 운동을 하거나, “하루에 밥 한 끼만 먹고 운동했다. 마지막 전날에는 물까지 안 마셨다. 가장 맛있는 건 물”이라고 말한 것만 봐도 다이어트 기간 동안 제대로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죠.

운동 전 기안84의 모습. 뚱뚱하진 않지만 다부진 몸매는 아닙니다. [사진 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처]

운동 전 기안84의 모습. 뚱뚱하진 않지만 다부진 몸매는 아닙니다. [사진 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처]

그런데 음식을 먹지 않아 살을 뺀다면 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바로 '노화'입니다. 짧은 시간에 살을 뺀 연예인들이 몸은 날씬할지 몰라도 얼굴이 늙어 보이거나 몸에 탄력이 떨어져 보이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운동을 많이 해서 살을 빼는 건 어떨까요. 이 또한 부작용이 있습니다. 윤경섭 헬스 트레이너는 "방송에서 보이는 것처럼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만들려면 최소한 3개월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 또한 지방과 탄수화물을 제한한 식이요법을 병행하면서, 매일 1~2시간의 운동을 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운동 초보자라면 주 3회 이상의 운동을 했을 때 6개월이 지나야 실루엣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꾸준히 1년간 운동을 해야 탄탄한 근육질의 몸이 완성된다고 하니, 15일 만에 초콜릿 복근이 있는 몸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라는 말이 이해되지요.

'하루 운동량을 늘리면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이 또한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할 경우 우리 몸엔 활성산소가 쌓이게 되는데, 이것이 근육이 만들어지는 걸 방해합니다. 그래서 운동 후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통해 몸에 쌓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매일 고강도의 운동을 하면, 몸이 쉴 틈이 없기 때문에 점점 젖산이 쌓이게 되고, 근육통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게 되며 근육 또한 생각만큼 만들어지지 않게 됩니다. 또 무리한 근력운동을 했을 땐 손목, 발목, 허리 등 관절에 무리가 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습니다. 윤 트레이너는 "몸을 쓰는 운동 연습이 잘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에 1시간 내외로, 운동 초보자라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내외로 하루 운동 시간을 정하는 게 적당하다"고 권했습니다.

식이조절도 마찬가지입니다. 짧은 시간에 몸매를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모델이나 보디빌더의 경우 시합 전날 물을 전혀 마시지 않습니다. 몸의 수분을 최대한 빼내야 소위 말하는 '찢어진 근육선'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기안84가 화보 촬영 전날 물을 한 모금도 못 마셨다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죠. 보통 보디빌딩 대회 전날 참가 선수들은 물을 먹지 않고 입에만 머금고 있다가 뱉는 방식으로 갈증을 해소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야 방송에서 나왔던 것처럼 조각 몸매가 나오는 겁니다.
언뜻 생각해봐도 이런 수분 빼기 다이어트는 평소에 지속하기가 힘듭니다. 이렇게 수분을 극도로 제한하는 다이어트는 일반 식사를 한 번만 해도 바로 몸무게가 다시 늘어납니다. 실제로 대회가 끝난 보디빌더의 경우 그날 저녁에 식사를 한 끼 하는 것만으로 5kg이 찐다고 하니까요.
이쯤하면 기안84의 다이어트법은 건강하지 않은 방법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무엇이든 정공법만 한 것이 없습니다. 짧은 시간에 몸 만들기를 목표로 하기 보다, 일주일에 2~3회의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지키는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로 새해를 맞아 보는 건 어떨까요.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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