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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진중권, 심각한 지적 퇴행"···7년 전 악연 재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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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안양만안·5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해 “자신이 얼마나 추락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런 지적·공동체적 자극이 없이 거짓말쟁이 총장의 배려에 그저 감사하면서 순응하다 보면 심각한 지적 퇴행이 일어나나 보다”라며 이같이 썼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룡 기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룡 기자

진 전 교수는 지난 1일 ‘JTBC 신년특집 토론’에 출연, '조국 사태' 등과 관련된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 등을 두고 최근 여권 기류와 전혀 다른 입장을 그대로 표출했다. 상대 토론자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겐 “대중의 논리를 마비시킨다. 구사하는 언어가 전체주의 선동의 언어”라고 했고,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을 ‘네오나치’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자신의 책을 선택해서 먹고 살게 해줬던 독자들이 ‘찌질이’ ‘저능아’ ‘네오나치’ 수준으로 보이는가?”라며 “(진 전 교수가)드디어는 누구든지 맞짱 뜨자고 시비를 걸면서 행패를 부리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 JTBC 토론 이후 자신을 비난하는 친여(親與) 성향의 네티즌을 겨냥, “저와 토론하고 싶은 문빠분은 이 글 밑에 신청해주시고, 메시지로 연락처를 남겨 달라. 그럴 용기가 없으면 자신의 찌질함을 깨닫고 알아서 주체적으로 찌그러지시라”고 했다.

유시민(오른쪽)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가 지난 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JTBC 신년특집 토론회에서 '한국 언론, 어디에 서있나'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JTBC 캡처=뉴스1]

유시민(오른쪽)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가 지난 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JTBC 신년특집 토론회에서 '한국 언론, 어디에 서있나'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JTBC 캡처=뉴스1]

이 의원은 “한 ‘논객’이 지식인사회에서 급전직하해서 관심이 없어지게 되는 일은 종종 있었다”며 “진중권씨의 ‘맞짱’ 제안에 별 호응이 없다면, 이는 한국의 논객 사회에서 진씨가 진지한 토론 상대로서의 가치조차 없다는 경멸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도 했다.

이 의원과 진 전 교수의 악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8월 5일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최고위원이었던 이 의원은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내 공천헌금 논란과 관련해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당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인데 그년 서슬이 퍼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저속하고 유치한 인신공격. 이분이야말로 국회에서 제명해야 할 듯. 민주당, 김용민 사태를 겪고도 아직 배운 게 없나 봅니다”라고 이 의원을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10월 22일 청와대를 방문한 여야 대표·원내대표와의 회동에 앞서 이종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앞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당시 이 원내대표는 2012년 '그년' 발언과 관련, 박 대통령에게 다시 사과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10월 22일 청와대를 방문한 여야 대표·원내대표와의 회동에 앞서 이종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앞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당시 이 원내대표는 2012년 '그년' 발언과 관련, 박 대통령에게 다시 사과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후 비판의 ‘소재’로 등장한 ‘나꼼수’ 김용민씨가 트위터로 “욕한 사람 국회에서 제명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고 반박하자, 진 전 교수는 “진보의 ‘가치관’이 무너졌다. ‘저의’나 ‘도덕’ 대신에 들어선 것이 조야한 ‘편’과 ‘힘’의 논리. (중략) 믿을 거라곤 쌍욕과 음모론뿐. 딱 그 꼬라지”라고 응수했다. 김씨는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 강간’ 발언 등 막말 파문으로 민주당에 역풍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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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 의원은 사과하기 전 “‘그 표현은 약하다’며 ‘더 세게 하지’라고 말씀하는 분들도 많다”고 해 논란을 키웠고, 진 전 교수는 “이 최고위원, 의원 정도 됐으면 최소한 그런 닭대가리들과 거리를 취할 줄을 알아야 한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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