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결산하는 각 방송사의 연말 연예대상·연기대상에선 언제나 여성 연예인의 드레스에 관심이 모아진다. 과거 파격적인 노출을 포함해 과감한 스타일이 주를 이뤘던 반면, 올해는 몸을 많이 가리는 우아한 스타일의 드레스들이 레드카펫을 채웠다. 이는 해외에서 있었던 영화제 등 시상식과도 비슷한 모습이다. 지난해 5월 영화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칸 영화제에서도 많은 스타들이 화려함은 살리되 고급스럽고 우아한 모습으로 시상식에 등장한 바 있다. 특히 이번 국내 시상식에선 웨딩드레스를 연상시키는 순백의 드레스가 가장 많은 여성 연예인들의 선택을 받으며 인기 패션으로 떠올랐다.
한편에선 레트로 트렌드를 타고 원색에 가까운 짙고 선명한 색상의 드레스를 선택한 스타들도 있었다. 디자인도 몸에 달라붙는 인어공주 스타일의 머메이드 드레스나, 다리를 전부 드러내다시피 한 과감한 디자인의 드레스로 나뉘었다. MBC 연예대상을 받은 박나래는 다리를 드러낸 형광색 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상을 받더니, SBS 연예대상의 MC를 볼 때는 커다란 리본이 어깨에 달린 로맨틱한 분위기의 파란색 드레스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 '왜 그래 풍상씨'(KBS)로 상을 받은 이시영은 가슴과 팔을 천으로 풍성하게 감싼 초록색 드레스를, '시크릿 부티크'(SBS)의 김선아는 어깨와 다리를 드러낸 강렬한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에 반해 지난해 큰 인기를 끈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KBS)에 출연한 공효진·염혜란·이정은은 약속이나 한듯 검정 의상을 입고 시상식에 등장했다. '동백' 역으로 연기대상을 받은 공효진은 옅은 화장과 자연스러운 헤어 연출로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꾸안꾸' 스타일에 단순한 디자인의 슬립 드레스를 입어 패셔니스타의 면모를 드러냈다. 드라마에서 통쾌한 걸크러시 매력을 보여줬던 변호사 '홍자영' 역의 염혜란은 속이 비치는 망토 스타일의 소매를 단 우아한 디자인의 검정 드레스를 선택했고, 동백의 엄마 역을 맡았던 이정은은 짧은 바지와 재킷으로 연출한 귀여운 이미지의 슈트를 입고 등장해 색다른 시상식 패션을 보여줬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웨딩드레스 닮은 흰 드레스 행렬 #'동백' 팀은 검정 의상으로 통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