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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이병헌보다 임팩트…260억 쏟아부은 ‘백두산 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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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영화 백두산에서 한강 해일이 잠수교를 덮치는 장면. [사진 CJ엔터테인먼트·덱스터스튜디오]

영화 백두산에서 한강 해일이 잠수교를 덮치는 장면. [사진 CJ엔터테인먼트·덱스터스튜디오]

“기술적인 과정과 규모는 ‘신과함께’와 비슷할 수 있지만, ‘백두산’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익숙한 공간을 VFX(시각특수효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게 가장 달랐고, 어려웠습니다.”

영화 ‘백두산’ 관객 600만 돌파 #강남역 붕괴 장면 현장감 살리려 #차선·차량 빼곤 전부 VFX 작업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에 이어 ‘백두산’의 VFX를 진두지휘한 덱스터스튜디오 진종현(사진) VFX 슈퍼바이저는 “‘백두산’은 국내 최신 VFX 기술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다.

지난달 19일 개봉한 재난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김병서)은 13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손익분기점인 730만 돌파도 눈앞이다. 영화는 백두산에서 초대형 규모 화산 폭발이 벌어져 한반도를 뒤흔든다는 가상 재난 상황 속에 남북한이 손잡은 액션을 펼쳤다. 저승 세계를 빚어낸 판타지 영화 ‘신과함께’ 1·2편으로 2688만 관객을 동원한 김용화 감독의 영화사 덱스터스튜디오가 VFX뿐 아니라 제작 및 투자·배급도 맡았다.

하정우·이병헌·마동석 등 주연진도 쟁쟁하지만, 가장 주목받는 주인공은 화산 폭발 그 자체다. 전개가 다소 뻔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재난을 실감 나게 구현한 장면만큼은 한국영화로서 역대급이란 감탄이 나온다. 260억 원에 달하는 순제작비 중 상당 부분이 실제 촬영본에 CG(컴퓨터그래픽)를 더하는 VFX에 할애됐다.

‘백두산’ 촬영 현장에서 진종현 VFX 슈퍼바이저. [사진 진종현]

‘백두산’ 촬영 현장에서 진종현 VFX 슈퍼바이저. [사진 진종현]

진 슈퍼바이저는 “일반적인 VFX는 배경을 교체하거나 필요한 사물을 디지털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다면 ‘백두산’에 쓰인 건물과 지면 붕괴, 산 폭파, 쓰나미 등은 시간과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VFX”라고 설명했다.

실제 촬영이 불가능한 화산 폭발 장면은 기존 할리우드 영화를 참고해 두 감독과 콘셉트를 조율하며 완성했다. ‘트랜스포머’의 건물 붕괴, ‘샌 안드레아스’의 흔들리는 건물이 부서질 때 건물 자재에 따른 표현 방법, ‘쥬라기월드’의 화산 폭발 등을 참고했다. 여기에 EBS 다큐프라임 ‘백두산 대폭발의 진실’(2016),  EBS 다큐멘터리 ‘if 백두산이 폭발한다면?’(2014),  YTN 스페셜 ‘한반도, 화산은 살아있다’, 넷플릭스 다큐 ‘인페르노 속으로: 마그마의 세계’ 등 실사 영상도 참고했다.

가장 까다로웠던 작업은 극 초반 몰입감을 더한 강남역 붕괴 장면이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강남역에서 촬영 후 지진으로 인한 건물 붕괴 부분은 모두 VFX로 작업했다.

진 슈퍼바이저는 “강남대로 재난 액션은 차량을 제외한 대부분을 VFX로 표현해야 했다”면서 “촬영은 바닥에 차선과 차량만 세팅해서 했고, 여기에 오랜 시간 강남 공간을 조사하고 레퍼런스 촬영, 공간 스캔 등으로 자료를 수집해 만든 디지털 공간과 차량·사람 등을 제작하고 합성했다. 사실적인 공간 설계를 위해 촬영 시작과 동시에 디지털 작업이 진행됐다”고 했다.

백두산 추가 폭발을 막기 위해 북파된 남한 특전사 조인창(하정우) 대위와 작전의 열쇠를 쥔 북한 무력부 일급자원 리준평(이병헌)이 북한에서 곡예하듯 펼치는 장갑차 액션신에도 VFX가 활용됐다. 장갑차가 산비탈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액션신은 장갑차를 비롯해 배경까지 모두 CG로 감쪽같이 그려냈다.

지진으로 파괴된 북한 시가지 풍경도 자료를 참고해 디지털로 구현한 것이다. 화산 폭발로 황폐한 북한 거리를 춘천에 대형 오픈 세트로 지었지만, 촬영 효율성을 위해 같은 세트를 반복해서 사용하고 VFX로 다른 공간처럼 보이도록 했다.

관객들이 지적하는 옥에 티도 있다. 백두산 화산 폭발로 서울 강남은 완전히 붕괴한 데 반해 나중에 등장하는 북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덜 부서진 모습이란 것. 이에 대해 진 슈퍼바이저는 “강남 붕괴 액션의 임팩트가 커서 북한의 파괴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해 보인 것 같다”고 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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