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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 세끼' 해방 선포…마누라, 마음껏 외출해요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강인춘의 80돌 아이(10)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작가노트
사실인즉 직장 은퇴하고부터 수십 년이 지난 오늘에까지
어쩔 수 없이 집안에서만 삼시 세끼 찾아 먹으면서 칩거하는 신세.
그러면서 아내를 옆구리에 단단히 묶어놓은 주범.
그게 바로 부끄럽게도 본인인 저입니다.

그 죄악이야 어찌 말로써 다 표현하겠습니까?
참으로 뻔뻔한 녀석이었지요.
어쩌다 아내가 볼일을 핑계로 밖으로 나갈 땐
주제 파악도 못하고 많이 서운하더라고요.
- 뭐야? 왜 나를 피하는 거야?
- 온종일 집안에서 어슬렁대고 있는 내가 꼴 보기 싫어서야?
- 짝꿍이 없으니까 심심하잖아.
벼라 별 생각으로 볼때기에 심통이 더럭더럭 붙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삼시 세끼 생활 어언 수십 년이 흐르다 보니
아내도 사람인지라 백수 남편이 지겹기도 하겠지요.
때로는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로 자주 티격태격하기도 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어느 때는
나 역시도 아내가 잠시 외출할 땐 ‘자유다!’ 외치면서
내 어깨가 절로 들썩이기도 했습니다.
적반하장! 바로 이럴 때 저한테 써먹는 말이지요.
정말로 양심 없는 나쁜 녀석입니다.

예? 마누라 너무 늦게 날개를 선물했다고요?
백번 지당한 말씀입니다.
용서하세요. 어휴~!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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