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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찬성표 던진 조응천 "제 생각과 달라 마음 무겁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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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에 반대 내지 기권표를 던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저는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공수처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찬성을 한 것은 바로 당론이었기 때문이며, 무거운 마음은 찬성한 법안의 내용이 제 생각과 달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사실 저는 공수처에 반대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2004년 부장검사 때 부패방지위원회에 파견 나가서 헌정사상 최초로 고비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을 성안하여 국회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록 현직 부장검사의 신분이었지만, 검찰 권한도 견제받아야 한다는 소신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면서 "결국 그 일 때문에 직후 수원지검 공안부장으로 좌천되었고 그 핑계로 가뜩이나 맘에 안들던 검찰에 사표를 냈다. 그럴 정도로 공수처는 제겐 단순히 찬성, 반대의 존재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그냥 두면 부패하기 쉬운 권력기관은 반드시 시스템에 의한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는게 제 평소 생각"이라며 "그런 면에서 권은희 의원의 수정안 정도면 검찰을 견제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여야합의에 의해 권은희 의원안으로 통과되었더라도 우리 정부의 큰 업적이 되었을 것이라 아직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오늘 통과된 법안의 문제에 대해 의총에서 다시 한번 우려를 표했습니다만 치열한 논쟁끝에 제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오늘 통과된 안은 몇가지 우려가 있다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당인으로서 당론에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본회의에서도 기꺼이 찬성을 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당인으로서 당론에 따르겠다는 점에 대해 저는 오래전부터 제 생각을 공개·비공개적으로 밝혔다. 의총이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공개적으로도 밝혔고 당의 지도부들께도 비공개로 의견을 말했다"며 "저는 치열하게 논쟁하고 결론이 난다면 언제든 승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게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저는 국민이 부여한 공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신있게 목소리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30일 오후 7시 3분 국회 본회의에서는 '4+1'이 마련한 공수처법안이 재석 의원 177명 중 찬성 160명, 반대 14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앞서 조 의원은 민주당 내 '공수처 반대파'였던 금태섭 의원과 함께 반대 내지 기권표를 던질 것이는 예측이 나왔지만 찬성표를 던졌다. '기권'을 선택한 금 의원은 당론과 다르게 "(공수처는) 전례가 없는 제도여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신념을 지켜 '페이스북 테러'를 당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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