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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에게 물었다, 타자친화적 구장과 강팀들 어떻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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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아내 배지현씨*왼쪽)와 함께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류현진. [뉴스1]

30일 아내 배지현씨*왼쪽)와 함께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류현진. [뉴스1]

언제나처럼 류현진(32)에겐 두려움이 없었다. 타자친화적인 홈구장 로저스 센터, 그리고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등 지구 라이벌들과 겁없이 싸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류현진은 지난 28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달러(약 930억원)에 계약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류현진은 30일 아내 배지현씨와 함께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돌아왔다. 류현진은 "좋은 계약이다. 기간을 봤다. 정말 기쁘다. 빨리 적응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20시즌 목표에 대해선 "미국에 처음 갔을 때(2013시즌 14승 9패, 평균자책점 3.00) 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두 가지 과제를 떠안았다. 첫 번째는 '구장'이다. 1989년부터 토론토가 쓰고 있는 로저스 센터는 개폐식 돔구장이다. 추울 땐 지붕을 닫지만, 가을까지는 보통 열어놓는다. 날씨가 따뜻하고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다저스타디움에 비해서는 좋은 환경이 아니다. 무엇보다 로저스 센터는 홈런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2019시즌 로저스 센터의 홈런 팩터(ESPN 기준, 1보다 높으면 타자에게 유리)는 1.317로 30개 구장 중 가장 높았다. 고지대에 위치한 콜로라도 로키스 홈구장 쿠어스필드(1.266)보다도 높았다. 지난 시즌 유독 높긴 했지만, 최근 10년 동안을 살펴도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인 것은 확실하다. 류현진은 "모든 구장이 똑같다고 생각한다. 콜로라도에서도 던져봤다. 문제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토론토와 계약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가진 류현진. [뉴스1]

토론토와 계약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가진 류현진. [뉴스1]

두 번째 과제는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 소속된 라이벌들이다. 뉴욕 양키스는 지난해 AL 최다승(103승 59패)을 거뒀다. 탬파베이 레이스도 '저비용 고효율' 시스템을 완성해 와일드카드를 따냈다. 보스턴은 사치세 부담을 위해 투자를 줄이고 있지만 전통의 강호다. 로스 앳킨스 단장은 "힘든 지구지만 상대 타자들이 류현진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며 객관적으로 내다봤다.

이 팀들은 타격이 강점이다. 양키스엔 AL 타격왕 DJ 르메이휴를 비롯해 애런 저지, 잔카를로 스탠턴 등 20홈런 타자가 7명이나 된다. 보스턴도 JD 마르티네스, 무키 베츠, 잰더 보가츠 등 올스타급 라인업을 자랑한다. 탬파베이엔 수퍼스타가 없지만, 케빈 캐시 감독이 상대 투수를 겨냥한 플래툰 기용에 능하다. 대니얼 김 해설위원은 "분명히 지난 대결에선 이 팀들 상대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류현진은 언제나처럼 제구로 상대와 싸우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조금 더 정교하게 내가 가진 것을 가다듬어야 한다"며 "제구가 첫 번째다. 제구만 되면 장타는 억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8일 입단식에서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 머리도 파란색으로 염색한 류현진은 "노란색보다 예쁜 것 같다"고 웃었다. [AP=연합뉴스]

28일 입단식에서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 머리도 파란색으로 염색한 류현진은 "노란색보다 예쁜 것 같다"고 웃었다. [AP=연합뉴스]

류현진은 김광현의 세인트루이스와 다음 시즌 4번 대결한다. 류현진은 서로 열심히 안 지려고 할 것이다. 한국 선수 맞대결은 그 자체만으로 굉장히 뜻깊다"고 말했다. 같은 지구인 탬파베이 소속인 동산고 3년 후배 최지만에 대해선 "올해 자리를 잘 잡아 좋은 모습 보여줬다. 후배라고 봐주거나 그런 건 없다. 봐준다면 더 기분 나쁠 것이니 정정당당하게 대결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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