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문 더 좁아졌는데 고용 개선?…민간 일자리엔 '적신호'

중앙일보

입력 2019.12.30 15:55

업데이트 2019.12.30 17:47

일자리 이미지. [중앙포토]

일자리 이미지. [중앙포토]

올해 들어 민간 노동시장에서의 채용문은 더욱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일자리 등 재정사업으로 전체 고용지표는 개선됐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의 핵심 동력인 민간에서의 고용 창출력은 약화한 탓이다.

올 3분기 구인·채용 실적은?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5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 인원은 67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줄었다. 이들 사업체가 채용한 인원도 9.9% 감소한 59만8000명에 그쳤다. 두 지표 모두 3분기를 기준으로 2013년 이후 최저치다.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는 공공행정·사회보장 분야 등을 제외한 5인 이상 사업체를 조사한 통계다. 공공 노인 일자리 취업자를 대거 포함한 경제활동인구조사(통계청)보다는 민간 노동시장 현황을 살펴보는 데 유리하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4분기엔 어땠나? 

노동시장의 고용 창출력 약화는 4분기에도 이어졌다. 11월 채용자는 상용직은 4.4% 감소한 29만3000명, 임시·일용직도 8.6% 줄어든 42만3000명에 그쳤다. 건설업(-1만9000명), 제조업(-9000명), 도·소매업(-6000명),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7000명) 등 대다수 업종에서 모두 채용자가 줄었다. 채용이 늘어난 산업은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6000명), 숙박·음식점업(1000명) 뿐이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경직된 노동시장, 원인은? 

노동시장 경직성은 더욱 커졌다.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해 퇴직한 자발적 이직자는 11월 말 현재 상용직(21만2000명)과 임시·일용직(4만5000명)에서 각각 5.7%, 12.4%씩 감소했다. 자발적 이직은 올해 2월부터 10개월째 감소세다. 퇴직 인원이 과거보다 줄다 보니 신규 구인과 채용 역시 감소하는 형국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소득주도 성장(소주성) 정책으로 노동시장 내 취업자에 제도적 지원을 집중한 결과, 구직자와 실업자들의 일자리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황효정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과거에는 더 나은 임금을 받으려고 자발적으로 이직을 선택했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보험 확대 등 정책 효과로 이직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구인·채용 인원은 줄었지만, 전반적인 고용 상황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황 과장은 "무인화·온라인 판매 확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이직 감소 등으로 신규 구인과 채용은 줄었지만, 취업자 수 전체는 11월 기준 31만1000명(사업체노동력조사)으로 증가했다"며 "채용 감소를 곧 고용 악화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간 고용 창출력 높여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통계의 긍정적인 면만 부각하기보다 떨어진 민간의 고용 창출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다수 산업에서 채용이 감소한 것은 경기 부진 국면에서 인건비·법인세 등 각종 비용이 늘어 투자를 줄인 결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고용부 조사에서도 사업체들이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채용을 계획한 인원은 25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줄었다. 제조업(-27%), 도·소매업(-27.2%), 숙박·음식점업(-21.3%) 등 고용 효과가 큰 주요 업종에서 모두 채용계획 인원이 줄어든 모습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재정 주도 경제 정책으로 민간의 성장 기여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민간의 일자리 창출력 자체에 위험 신호가 들어왔다는 점을 인식해고 민간 활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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