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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황경택 쌤과 자연이랑 놀자 22.나이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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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나이테
저 나무는 몇 살일까 궁금하면 줄자를 준비하세요

어느새 한 해의 끝자락입니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비슷한 감정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올 한 해는 내게 어떤 해였나?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잘 이뤄졌나?’ 반성도 하고 위로도 하고 또 내년을 기약하기도 하면서 마무리를 하지요. 해가 오고 가는 과정을 매년 반복해요.

하지만 달력에 다시 1월이 온다고 해서 작년과 같은 1월은 아니죠. 달력은 처음에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지구가 태양을 1년에 한 바퀴 돌면서 계절이 변하는데, 옛날에는 이에 맞춰 농사를 지어야 하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를 잘 챙겨야 했죠. 이를테면 1년을 365일로 나누고 적당한 시기마다 절기(節氣)를 나누어 챙기거나 특별한 날들을 기억하고 행사를 했을 겁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그러한 행사보다 저마다의 개인사에 날짜들을 활용하게 됐지요. 올해 못한 일은 내년에 다시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아요.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우리는 해마다 나이를 먹지요.

우리가 기르는 개나 고양이도 나이를 먹을까요? 그렇다면 풀과 나무 같은 식물도 나이를 먹을까요? 답은 '그렇다'예요. 식물도 나이를 먹어요. 특히 나무는 나이테라고 하는 것이 있죠. 나무를 베면 나무 안쪽에 동심원(같은 중심을 가지며 반지름이 다른 두 개 이상의 원) 무늬가 있는데 이것을 나이테라고 해요. 한자로는 연륜(年輪)이라고 합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죠? 우리가 평소에 ‘연륜이 묻어난다' 이런 표현을 하지요. 세월의 깊이가 느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무는 봄·여름에 많이 자라고 가을·겨울엔 적게 자랍니다. 그러다 보니 밝은 부분이 있고 어두운 부분도 있는 것이죠. 두 부분을 다 합해서 한 살인데, 보통은 어둡게 보이는 부분만 셉니다. 그렇게 세어도 나이는 같으니까요. 살아있는 나무는 어떻게 나이를 알 수 있을까요? 베지 않고 나이를 정확하게 아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유추할 뿐이죠. 그나마 거의 비슷하게 알아내는 방법은 생장추라고 하는 기구를 사용해 나무를 뚫어서 알아보는 거예요.

잣나무같이 일 년에 한 칸씩만 자라는 나무는 가지가 난 칸을 세어서 유추하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은 나무들은 나무의 굵기로 짐작합니다. 나무마다 혹은 환경에 따라 자라는 속도가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나무의 직경이 나무의 나이와 비슷합니다. 직경이 30센티면 약 30살 정도 되었다고 보는 것이죠.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짐작을 해보는 겁니다.

나무가 자라면서 나이를 먹어가는 과정이 과연 쉬운 일일까요? 나무도 자라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것을 극복하고 지금 우리 앞에 당당하게 우뚝 서 있는 것이죠. 그리고 산소도 만들어주고 동물들에게 보금자리나 먹이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참 고마운 나무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도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고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저마다 소중한 존재인 것이지요. 나이에 대해 생각하며 한 해 마무리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글·그림=황경택 작가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나이 먹기 -나무도 나이 먹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을 놀이를 통해 이해합니다.
1.바닥에 나뭇가지로 선을 그을 수 있는 나무를 하나 골라 나이를 생각해본다.
2.한 사람이 먼저 나무에 손을 대고 바닥에 원을 그려본다.
3.다음 사람은 첫 번째 사람의 손을 잡고 같은 방법으로 원을 그려본다.
4.한 살씩 나이를 먹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안다.

※바위나 다른 나무 등 장애물에 걸릴 수 있다. 그럴 경우 최대한 피해서 가 본다.

※장애물이 있을 경우 나이테 모양이 어떻게 됐는지 결과를 보고 이야기해 본다.
※베어진 나무가 있다면 나이테를 관찰하면 더 좋다.
※주변에 나이를 셀 만한 나무가 있다면 세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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