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조명·음향 조정해보고 25m 위 기계까지 체크 무대의 숨겨진 모습 샅샅이 살폈죠

중앙일보

입력

소중 학생기자단이 용인포은아트홀을 찾아 무대 뒷모습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백스테이지 투어에 참여했다. 왼쪽부터 이수경 학생기자·유지안 학생모델·장희우 학생기자.

소중 학생기자단이 용인포은아트홀을 찾아 무대 뒷모습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백스테이지 투어에 참여했다. 왼쪽부터 이수경 학생기자·유지안 학생모델·장희우 학생기자.

화려한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를 보다 보면 그 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호기심이 생기는데요.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경기도 용인포은아트홀을 찾아 무대 뒷모습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백스테이지 투어에 참여했습니다. 지금부터 무대보다 더 빛나는 백스테이지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

용인문화재단 무대예술팀 백성욱 무대감독(맨 오른쪽)이 백스테이지투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용인문화재단 무대예술팀 백성욱 무대감독(맨 오른쪽)이 백스테이지투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연장 무대 뒤를 관람객에게 개방하고, 공연 전문가가 무대음향·조명·무대·기계 등 공연장 내에서 이뤄지는 여러 시스템에 대한 설명과 시연을 진행합니다.” 용인문화재단 무대예술팀 백성욱 무대감독이 용인포은아트홀에서 진행하는 백스테이지 투어를 설명했죠. 지난 2014년에 시작해 6년째 운영하고 있다고 해요. 2012년 문을 연 용인포은아트홀은 클래식·뮤지컬은 물론 다양한 공연을 할 수 있는 다목적극장으로 1244석 규모의 대극장입니다.

극장 안으로 들어서자 빈 관객석이 눈에 들어왔죠. 백 감독이 먼저 오케스트라 피트(orchestra pit)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무대 앞에서 음악 연주자들이 자리 잡고 연주하는 공간이죠. 지금처럼 무대로 다 사용할 수도 있고, 때로는 저 공간을 좌석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요.” 무대 위에는 수많은 조명기들이 보였습니다. 사전에 컴퓨터로 미리 입력해놓으면 알아서 움직이는 무빙라이트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죠. “천장에서 무대 밑으로 내려와 있는 배튼(batten) 보이죠. 장치봉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저거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이수경 학생기자가 “커튼을 거는 것”이라고 답했죠. “뭔가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공연을 볼 때 장면 전환을 위해 그림이 그려져 있는 큰 천을 걸기도 하고, 세트를 걸기도 하죠. 위아래로 움직이며 전환을 도와줘요.”

음향콘솔을 만져보며 극장 내부 스피커에서 들리는 소리를 체험해봤다.

음향콘솔을 만져보며 극장 내부 스피커에서 들리는 소리를 체험해봤다.

이번엔 김일범 음향감독을 만나 음향체험을 해봤습니다. 음향을 섞어준다고 해서 음향 믹서라고도 부르는 음향콘솔을 만져보며 극장 내부 스피커에서 들리는 소리를 체험해볼 수 있었죠. “여러분 3명의 목소리가 다 다르고 크기도 다르죠. 이 친구는 그냥 얘기해도 목소리가 엄청 큰데, 옆의 친구는 목소리가 작을 수 있어요. 이 목소리를 그대로 메인스피커로 보내면 작은 목소리를 가진 친구의 소리는 객석에서 잘 안 들리죠. 그거를 여기에서 균일하게 조정해주는 거예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직접 마이크를 들고 소리를 내봤습니다. 음향콘솔장치를 만지니까 유지안 학생모델의 작은 목소리가 확 커졌다가 다시 확 작아졌죠. 김 감독이 어떻게 조정하냐에 따라 목소리가 왼쪽에서 들렸다 오른쪽에서 들렸고, 어느 공간에서만 들리기도 했죠.

천장을 올려다보면 조명과 세트를 걸 수 있는 수많은 배튼이 달려 있다.

천장을 올려다보면 조명과 세트를 걸 수 있는 수많은 배튼이 달려 있다.

이제 직접 무대 위로 올라가 봤어요. 빈 무대 위를 걷다니 신기했죠. 무대 뒤, 평소 보지 못했던 무대 프레임 바깥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손은성 무대감독이 무대 위 공간과 장비들에 대해 설명했죠. 학생기자들이 서 있는 무대 뒤쪽에 메인무대만큼의 공간이 눈에 띄었습니다. 무대가 옆으로 이동할 수 있게 레일도 깔려있었죠. 천장에는 조명과 세트를 걸 수 있는 수많은 배튼이 달려있었습니다. 그 윗부분은 모터와 기계장치가 있는 그리드란 공간입니다.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보면 배경막이 막 바뀌잖아요. 그 막을 위로 숨기려면 막을 높이 올릴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극장은 이렇게 생겼어요. 네모난 극장 형태를 프로시니엄이라고 하는데 프로시니엄 크기의 1.5배 내지는 2배 이상의 상부공간을 필요로 하고, 메인무대 크기만큼의 양옆과 뒤쪽 공간이 필요합니다.”

이수경 학생기자가 “연기자들은 자기 파트가 끝나면 어디에 있나요?”라고 질문했죠. 백성욱 무대감독이 “객석에 앉아 무대가 보이는 곳이 온스테이지, 안 보이는 곳이 오프스테이지라고 해요. 무대 밖 오프스테이지로 나가서 대기하죠. 만약 왼쪽으로 퇴장했는데 오른쪽으로 등장한다면 무대 뒤로 돌아가서 오른쪽에서 스탠바이 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무대 위의 음을 유효하게 객석 측으로 보내거나 무대의 연주자에게 그 반사음의 일부를 되돌리거나 할 목적으로 설치되는 음향 반사판.

무대 위의 음을 유효하게 객석 측으로 보내거나 무대의 연주자에게 그 반사음의 일부를 되돌리거나 할 목적으로 설치되는 음향 반사판.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고 싶어하는 피아노 스타인웨이를 이수경 학생기자가 직접 연주해봤다.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고 싶어하는 피아노 스타인웨이를 이수경 학생기자가 직접 연주해봤다.

클래식 공연 때 필요한 음향 반사판까지 본 다음 피아노 보관실로 향했어요. “스타인웨이 들어봤어요? 대부분의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고 싶어하는 악기로 가격은 3억5000만원이에요. 옆에 야마하 C5는 4000만원 정도 하죠.” 비싼 악기를 그냥 보관할 수 없기에 온도·습도를 유지해주는 항온항습기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직접 쳐보면 좋은 피아노구나 나쁜 피아노구나 알 수 있어요. 피아노 칠 줄 알아요?” 이수경 학생기자가 이루마의 ‘River Flows In You’를 연주했습니다. “소리가 청량해요. 터치감도 다른 거 같아요.”

조명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컬러 필터와 모양을 바꿀 수 있는 모양틀 등도 볼 수 있었다.

조명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컬러 필터와 모양을 바꿀 수 있는 모양틀 등도 볼 수 있었다.

직접 조명기를 다루면서 빛의 모양을 자르고, 선명도를 조절하며 모양틀을 이용해 다양한 모양을 만드는 조명체험을 해봤다.

직접 조명기를 다루면서 빛의 모양을 자르고, 선명도를 조절하며 모양틀을 이용해 다양한 모양을 만드는 조명체험을 해봤다.

박경호 조명감독과 함께 조명체험도 해봤습니다. “공연장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조명기 서스포예요. 동그란 조명인데 셔터라는 걸 이용해서 빛의 모양을 자를 수 있고 튜브라는 렌즈를 이용해 빛의 선명도도 조절 가능합니다.” 조명기 액세서리인 아이리스를 이용해 원의 크기를 조정하고, 고보라는 모양틀로 꽃 모양도 만들 수 있어요. 빨간색 컬러 필터를 끼자 빨간색 장미가 만들어졌죠. 조명기는 뜨겁기 때문에 장갑을 끼고 기본적인 네모 모양부터 만들고 원하는 모양으로도 빛을 자르고 크기를 조절하며 초점도 바꿔봤죠. 각자 원하는 모양틀과 컬러로 조명을 바꿔보기도 했어요. 장희우 학생기자는 영국의 빅벤을 연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무대 천장 끝부분에 올라오니 무대장치들을 움직여주는 복잡한 장비들이 가득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무대 천장 끝부분에 올라오니 무대장치들을 움직여주는 복잡한 장비들이 가득했다.

무대 위쪽에는 관객들에게 보이는 네모난 형태 크기의 1.5배 내지는 2배 이상의 상부공간이 필요하다. 극장 윗부분에서 내려다보면 무대가 까마득하다.

무대 위쪽에는 관객들에게 보이는 네모난 형태 크기의 1.5배 내지는 2배 이상의 상부공간이 필요하다. 극장 윗부분에서 내려다보면 무대가 까마득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무대 천장 끝부분 기계들이 있는 곳을 둘러볼 차례예요. 최민상 기계감독이 “25m 정도 올라가고 아파트 11층 정도 높이예요”라고 말하자 유지안 학생모델이 “우리 집은 7층이에요”라면서 무서워했죠. 도착 후 밑을 내려다보자 무대 바닥이 까마득했어요. ‘고소공포증 없죠’라는 물음에 장희우 학생기자가 “생길 것 같아요”라고 말했죠. 조명배튼 등 무대 장치들을 움직여주는 복잡한 장비들이 가득했어요. “도르래 원리와 똑같이 와이어로프가 통과해서 내려가게끔 해주죠. 지금은 기계장치들이 발전해 모터를 쓰지만 옛날에는 수동식 로프로 사람들이 직접 땡기고 내리고 했어요.” 안쪽에 모터들이 60개 정도 놓인 공간이 있었는데요. 왜 안쪽에 숨겨져 있을까요. “무대 위쪽에 두면 기계소음들이 관객들에게 들릴 수 있어 방해되는 걸 차단하기 위해 밀폐된 공간에 안치했어요. 대부분 무대 막을 올리고 내리며 무대 셋팅을 전환하는 것들이죠. 여기는 공연 중에는 활용이 안 되는 것들이 있고요.”

흔히 스포트라이트라고 말하는 배우에게만 비추는 핀조명·탑조명을 비추는 조명기도 볼 수 있었다.

흔히 스포트라이트라고 말하는 배우에게만 비추는 핀조명·탑조명을 비추는 조명기도 볼 수 있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된 듯 분장실 내부를 둘러봤다.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화장실에는 화장실·샤워실도 구비되어 있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된 듯 분장실 내부를 둘러봤다.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화장실에는 화장실·샤워실도 구비되어 있었다.

조명핀실에서는 흔히 스포트라이트라고 말하는 배우에게만 비추는 핀조명, 탑조명을 비추는 조명기도 볼 수 있었어요. 이 조명은 컴퓨터 콘솔로 운영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직접 조명기를 잡고 무대 위 배우를 따라다니며 비춰야 해서 숙달된 기술이 필요합니다. 점화 버튼을 누르며 램프를 켰다 켜보며 조명기를 만져봤죠. 다음으로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분장실을 구경했어요. 총 9개의 분장실이 있는데 1번부터 6번까지는 지하 1층에 있고, 7~9번 분장실이 무대 바로 옆에 붙어있다고 했죠. 화장실·샤워실도 구비된 이 분장실은 주인공·지휘자·메인 역할을 하는 분이 주로 쓴다고 해요.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된 듯 분장실을 둘러봤습니다.

무대 바닥 아래에도 15m 정도 공간이 더 있어 밑으로 내려가서 무대가 꺼지게 할 수도 있고 위로 올릴 수도 있다. 이런 장치들로 다양한 무대를 연출할 수 있다.

무대 바닥 아래에도 15m 정도 공간이 더 있어 밑으로 내려가서 무대가 꺼지게 할 수도 있고 위로 올릴 수도 있다. 이런 장치들로 다양한 무대를 연출할 수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용인포은아트홀을 찾아 무대 뒷모습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백스테이지 투어에 참여했다. 공연 전문가가 직접 무대음향·조명·무대·기계 등 공연장 내에서 이뤄지는 여러 시스템에 대한 설명과 시연을 진행해줬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용인포은아트홀을 찾아 무대 뒷모습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백스테이지 투어에 참여했다. 공연 전문가가 직접 무대음향·조명·무대·기계 등 공연장 내에서 이뤄지는 여러 시스템에 대한 설명과 시연을 진행해줬다.

마지막으로 움직이는 무대를 경험해 보기로 했죠. 우리가 보는 무대 바닥에도 15m 정도 공간이 더 있는데요. 밑으로 내려가서 무대가 꺼지게 할 수도 있고 위로 올릴 수도 있었어요. 1.5m 정도 올라왔는데도 굉장히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 들었죠. 이런 장치들로 다양한 무대를 연출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2020년 백스테이지 투어 무대체험 프로그램은 2~11월 분기별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니 백스테이지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참여해보는 것도 좋겠죠.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이수경(경기도 어정중 1) 학생기자·유지안(서울 언남초 4) 학생모델·장희우(경기도 위례푸른초 5) 학생기자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평소 공연을 관람할 때 ‘어떻게 저렇게 배경이 빨리 바뀌지?’ ‘아까는 오케스트라 공연한 장소가 어떻게 무대로 바뀌었지?’ 등등 궁금증이 많았는데 이번에 다 해결했어요. 무대 바닥과 관객석에서 보는 천장의 높이 외에도 그 위에 천장의 2배 가까이 되는 공간들에 배경막이 기다리고 있다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분장·메이크업 쪽에도 관심이 많은데 분장실을 둘러보면서 의외로 그 안에 많은 편의시설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알고, 여러 무대장치들도 접해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수경(경기도 어정중 1) 학생기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음향 체험입니다. 제가 서초구 청소년 영어 뮤지컬 ‘페임’에 배우로 출연했을 때, 모든 출연 배우들이 마이크를 차는데 어떻게 잡음 없이 스피커로 내보낼 수 있을까 너무 궁금했죠. 어떤 사람은 목소리가 크고, 어떤 사람은 작은데 같은 크기의 목소리로 조절해서 만들어 내보내는 것이 신기했어요. 공연장의 구조나 원리를 알고 보면 더 재미있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 거예요. 백스테이지 투어 강력히 추천합니다.   유지안(서울 언남초 4) 학생모델

신기함의 연속이었어요. 일단 무대가 그렇게 큰지 처음 알았어요. 관객석에서 보던 것과 달리 무대 옆·위쪽도 굉장히 컸는데, 무대 꼭대기로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더욱 웅장하게 느껴졌죠. DJ가 된 듯 음향기계도 만져보고 대포같이 생긴 조명도 만져봤어요. 무대 밑으로 내려갔다 올라오기도 하며 꼭 놀이공원에 온 듯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장희우(경기도 위례푸른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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