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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년사 주목하는 靑…대북관계, 결국 원점 회귀인가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지난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도한 이번 회의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롯해 당 중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들과 당 중앙검사위원회 위원들이 참가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도한 이번 회의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롯해 당 중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들과 당 중앙검사위원회 위원들이 참가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당 건설과 당 활동, 국가건설과 국방건설에서 나서는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해 28일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전했다. 당 전원회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대내외 정책의 주요 기조를 정하는 자리다.

청와대는 노동당 전원회의를 비롯한 향후 며칠 간의 북한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연말까지 미국의 응답이 없을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상태이기 때문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4월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라는 전향적 내용을 선언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3차 때의 선언을 폐기하고 강경책으로 회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봐야 한다. 김 위원장이 직접 메시지를 내는 신년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기 반환점을 지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성과는 대북 관계다. 임기 초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한반도 상황이 바뀐 건 사실이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등을 거치면서 화해 국면이 조성됐고, 문 대통령이 일관되게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정착하는 듯했다. 북ㆍ미가 직접 테이블에 앉은 뒤부터 한국 정부는 한 발 뒤로 빠졌지만 한ㆍ미 공조와 북한과의 우호적 관계 설정 등으로 ‘촉진역’을 자임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남북관계는 삐걱대더니 연말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지난달까지 청와대는 대북 관계와 관련해 “결실을 보기 전에 갈등이 커지게 마련”이라는 기류였다. 결과적으로는 북ㆍ미 실무 회담이 성사될 것이란 낙관적 기대였다. 7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으로 문 대통령과 30분간 대북 문제를 놓고 전화 통화를 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역할’을 당부했다는 게 정설이다. 이후 문 대통령은 한ㆍ중ㆍ일 정상회의에서 북ㆍ미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이에 대한 중ㆍ일 정상의 지지를 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북한의 움직임이나 별다른 성과 없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강경 노선을 굳힐 경우,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프로세스도 불가피하게 재검토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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