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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영입2호···시각장애 모친과 전국민 울린 '이남자' 원종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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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총선 영입 2호 원종건 씨.[더불어민주당]

민주당 총선 영입 2호 원종건 씨.[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이남자'(20대 남자) 원종건씨(26)를 영입 인재 2호로 발표했다. 민주당 인재영입위는 29일 오후 2시 원씨의 영입식을 열었다.

원씨는 지난 2005년(당시 13세·초등학교 6학년) MBC 방송프로그램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에서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심장 질환을 안고 태어난 여동생이 스웨덴으로 입양되고 아버지는 간 경화로 세상을 떠난 뒤 시·청각 장애인인 어머니와 기초생활수급비로 살아가던 사연이 공개돼 많은 시청자를 울렸다.

원씨의 어머니는 방송을 통해 각막 기증을 받아 개안 수술을 했다.

방송 이후 각계 후원 의사가 이어졌지만 이를 사양하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활했다. 그는 어려운 여건과 환경 속에서도 더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등 선행을 펼치며 성장했다.

그의 어머니 박진숙씨(57)도 폐지 수집으로 모은 돈을 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있다.

원씨는 '벙어리장갑 호칭 개선 캠페인'을 벌여 '엄지 장갑'이라는 용어가 알려지도록 힘쓴 데 이어 청각장애인과 수어 통역사 연결 앱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에는 삼성행복대상 청소년상을, 2016년에는 대한민국 인재상과 서울시 청년상을 각각 받았다.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원씨는 현재 이베이코리아 기업홍보팀 소셜임팩트 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 장애인 인권과 처우 개선, 소외계층 지원 강화 등을 주제로 강연도 한다.

원씨는 영입식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와 어머니는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나누기 위해 나름 노력하며 살았다"며 "어머니께 그런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더니 어머니는 '세상이 널 키웠다. 이제 네가 세상에 효도해라'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를 가진 한 가난한 여성이 어린아이를 홀로 키우며 살아가기 쉽지 않았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 수 있다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됐다"면서 "저와 어머니, 그리고 우리가 아는 많은 분은 아직도 굶지 않고, 쫓겨나지 않고 사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감히 이 땅의 청년을 대표하지는 못한다. 다만 공감하고 함께할 뿐"이라며 새로운 소외계층으로 부각되고 있는 20대 청년층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겠다고 했다.

원씨는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관심과 사랑을 정치를 통해 돌려드리겠다. 이를 위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정책에 앞장서겠다"면서 "청년과 함께 아파하는 공감의 정치를 통해, 나이로 따지는 세대교체가 아니라 세심한 관심과 사랑으로 바꾸는 진정한 세대교체를 이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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