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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지역 주민 관심에 보답"…일산 서점의 특별한 변신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일산신도시 ‘한양문고 주엽점’이 서점을 겸한 시민들의 알뜰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서점에 들러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문화체험을 겸할 수 있는 특별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

서점 입구에 148㎡ 널찍한 규모의 미술관 카페 ‘갤러리 한’이 이달 초 문을 열었다. 심플한 디자인의 유럽풍 콘크리트 가구로 탁자와 의자 50석을 갖춰 아늑한 분위기다. 동양화·서양화 등 미술작품 20여 점이 번갈아 전시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독서와 휴식·만남 등을 겸해 다양한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일산 한양문고 주엽점 남윤숙 대표가 그림이 전시된 유럽풍 콘크리트 가구로 장식한 '미술관 카페'를 소개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일산 한양문고 주엽점 남윤숙 대표가 그림이 전시된 유럽풍 콘크리트 가구로 장식한 '미술관 카페'를 소개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방문객들은 차·커피를 마시며 다양한 그림을 감상한다. 미술 전시회장 가운데 마련된 카페에 앉아 음악을 감상하며 책을 읽기도 한다. 남윤숙(52·여) 대표는 “매주 한 차례씩 전시작품을 교체해 서점을 찾는 시민들에게 편안한 카페에 앉아 각양각색의 미술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작가들을 중심으로 장르별로 미술작품 전시를 하고 있다”며 “향후 6개월간 대관 예약이 이미 완료됐을 정도로 미술작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점 내 미술관 카페서 동양화·서양화 감상  

카페 방문객 이수애(37·주부·고양시 대화동)씨는 “미술관 카페에서는 책도 보고, 분위기 있는 공간에서 무료로 여러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주민들에게는 ‘참새 방앗간’처럼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웃과 공감하고 교류도 할 수 있는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산 한양문고 주엽점 남윤숙 대표(오른쪽)가 그림으로 가득한 유럽풍 콘크리트 가구로 장식한 '미술관 카페'를 소개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일산 한양문고 주엽점 남윤숙 대표(오른쪽)가 그림으로 가득한 유럽풍 콘크리트 가구로 장식한 '미술관 카페'를 소개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서점 내 50석 규모의 ‘한강홀’에서는 매월 인문학 강좌인 ‘한 달에 한 번 진짜 인문학’이 열린다. 올 1월부터 매월 첫째 월요일 인문학 분야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나와 강연하고 있다. 직장인 퇴근 시간에 맞춰 오후 7시에 열린다. 늘 신청자가 넘쳐 의자를 추가로 가져다 놓고 진행할 정도로 인기다. 40∼50대 직장인과 주부 등이 주로 찾는다.

매월 알짜배기 인문학 강좌도 열려  

이 강좌는 한양문고가 지역 기업인 알뜨레노띠와 함께 마련하고 있다. 내년 강사진도 벌써 확정해 놨다. 1월엔 박준 시인이 ‘읽는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2월엔 김광현 재즈피플 편집장이 ‘재즈의 대가 조지 거슈윈과 리처드 로저스’를 주제로 각각 강연한다. 송도현 알뜨레노띠 코리아 대표는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알짜배기 인문학 강좌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주기 위해 주민이 희망하는 분야와 강사의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일산 한양문고 주엽점에서 매월 개최하는 '진짜 인문학' 강좌의 내년 일정표. [사진 한양문고 주엽점]

일산 한양문고 주엽점에서 매월 개최하는 '진짜 인문학' 강좌의 내년 일정표. [사진 한양문고 주엽점]

이 서점에서는 소설가·시인·철학자 등 저명한 저자와의 만남도 수시로 연다. ‘연애소설 읽기 모임’‘미술책 읽기 모임...우리가 사랑한 그림’ 등 여러 독서모임도 운영하고 있다. 한강홀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교양강좌 공간으로도 제공되고 있다. 한쪽에는 공방, 고양필오케스트라, 미술협회 등 문화예술 단체가 입주해 문화 교류와 협업의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남윤숙 한양문고 주엽점 대표는 “25년간 지역 주민들의 관심으로 서점이 성장해온 데 대한 작은 보답으로 서점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서가를 줄이고 그 자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꿔 서점을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공유하는 장소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실비 정도의 이용료와 대관료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산 한양문고 주엽점 남윤숙 대표가 '개인 서재'를 소개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일산 한양문고 주엽점 남윤숙 대표가 '개인 서재'를 소개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나만의 공간 ‘개인 서재’ 방 8개 마련  

이 서점에는 이달 중순 이색적인 ‘개인 서재’도 마련됐다. 8.4㎡ 규모의 방 8개가 그곳이다. 오롯이 개인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했다. 개인 서재는 시끄러운 일상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휴식하거나 개인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1인 전용 독립 공간이다. 은은한 조명과 편안한 의자, 고풍스러운 가구로 꾸며져 있다. 방마다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하며 스탠드·독서대가 마련돼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작업에 안성맞춤이다.

일산 한양문고 주엽점에 최근 마련된 '개인 서재' 전익진 기자

일산 한양문고 주엽점에 최근 마련된 '개인 서재' 전익진 기자

남윤숙 대표는 “앞으로도 시민들이 원하는 문화 콘텐트를 지속해서 발굴해 서점 내 여유 공간을 시민들이 다채로운 문화생활을 알뜰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사랑방’ 형태로 변모시켜 나갈 생각”이라며 “이런 변신에 동참하는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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