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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홍콩은 내정" 논란 부른 中…도리어 "한국 자작극"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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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중 "홍콩 일이든 신장에 관련된 문제든 모두 중국의 내정이라고 여긴다"고 발언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해 논란을 촉발한 중국이 한국에 책임을 돌리며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7일 사설 격인 사평을 내고 "양국 지도자가 만났을 때 각국이 중시하는 보도 내용과 세부사항이 다른 건 흔한 일"이라며 "이번 중일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보도가 달랐지만 일본과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 일부 언론이 중국을 '가짜 친구'로 표현한 것에 대한 불만도 강하게 드러냈다. 환구시보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도 협상 이후 양측은 각자 유리한 내용을 외부에 공개한다"며 "한국 일부 언론이 '가짜 친구' 운운하며 중국을 때리고 선동하는 것에 깊은 유감"이라고 했다.

환구시보는 또 "한국은 동서양의 가치관이 충돌할 때 중국을 공격하며 황홀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며 "자신만의 이익을 챙기려는 한국의 행태는 자작극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홍콩과 신장 문제에 대한 한·중 양국의 발표문이 다른 것은 오로지 한국 탓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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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는 "(한국은) 중국을 가짜 친구라고 비난하는데, 주둔군 비용을 단숨에 5배 올리라는 미국이나, 산업 핵심부품 공급을 차단한 일본은 한국의 친구인가"라며 "중국은 한국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문제에 지속적으로 이익을 공유하는 절대적인 무역파트너"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한·일 정상회담 하루 전인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회담이 끝난 뒤 중국 언론들은 "문 대통령이 '홍콩이든 신장이든 모두 중국의 내정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최근 홍콩 시위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탄압 문제로 중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중국을 편들었다고 보도한 셈이다.

이에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언급을 잘 들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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