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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바이올린 14대 몫 해요” 서울서 2020년 여는 미니 빈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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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다음 달 내한해 빈필 신년음악회 음악을 들려주는 빈필 멤버 앙상블. [사진 SBU]

다음 달 내한해 빈필 신년음악회 음악을 들려주는 빈필 멤버 앙상블. [사진 SBU]

세계 90개국 5000만 명. 오스트리아 빈의 신년 음악회의 시청자 숫자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 음악회는 매해 1월 1일 오전 11시 15분(현지시간) 시작돼 전세계로 방송된다. 유럽뿐 아니라 북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까지 다양한 나라에서 이 공연을 생중계나 녹화로 지켜본다.

쉬켈첸 돌리가 이끄는 앙상블 13명 #1월3·4일 ‘봄의소리’ 왈츠 등 공연

이렇게 인기가 높은 빈필 신년음악회를 현장에서 감상하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에 가깝다. 티켓을 사려면 2월 내에 ‘신청서’를 작성해 빈필에 보내야 하고, 그 후 ‘선택’을 받아야 최고 1200유로(약 154만원)인 티켓을 살 자격을 얻는다.

빈필 멤버 중 13명은 빈에서 공연을 끝낸 후 서울을 찾는다. 다음 달 3·4일 서울에서 열리는 ‘빈 필하모닉 멤버 앙상블 신년음악회’ 무대다. 빈필의 현악 연주자 5명, 목관 4명, 금관 3명, 타악기 1명이 빈에서 연주했던 신년 음악회 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2013년 이 앙상블을 만들었던 바이올리니스트 쉬켈첸 돌리(48)는 본지와 e메일 인터뷰에서 “그 유명한 빈필 신년음악회를 압축해 들려주겠다”고 했다.

2009년부터 빈필의 제2바이올린 단원으로 연주하고 있는 돌리는 “1월 1일 빈은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빈필이 매년 연주하는 슈트라우스의 음악이 없다면 그런 분위기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음악가져가는 곳 어디나 빈과 같은 아름다운 도시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신년 음악회에 참여하는 연주자들은 큰 책임감을 느낀다. 전세계에서 우릴 지켜보는 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언급한 요한 슈트라우스 1·2세는 오스트리아 빈 특유의 음악을 정립한 부자(父子) 작곡가다. 빈필은 1939년 빈의 시민들이 사랑해온 슈트라우스의 왈츠·폴카·행진곡 같은 대중적 음악을 무대에 올리기 시작했다.

돌리는 “물론 전체 오케스트라의 신년 음악회와 13명의 앙상블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겠지만 좀 더 친밀하고 개성 넘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내 경우에는 오케스트라 제1 바이올린 연주자 14명의 연주를 혼자 구현해야 한다.”

내년 1월 1일 빈에서 열리는 신년음악회의 지휘자는 안드리스넬슨스. 현재 보스턴 심포니의 음악 감독이다. 1980년대부터 카라얀, 번스타인, 마젤, 메타 등이 빈필 신년 음악회를 거쳐간 이래 이 지휘대는 가장 막강한 지휘자가 서는 곳이 됐다. 빈필 앙상블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슈트라우스 2세의 ‘박쥐’ 서곡으로 시작해 ‘봄의 소리’ 왈츠, 트리치-트라치 폴카 등 16곡 이상을 연주할 계획이다.

빈필 신년 음악회의 인기엔 다른 오케스트라와는 다른 독특한 사운드도 한몫하는 것으로 꼽힌다. 신년에 어울리는 음색의 비결을 묻자 돌리는 “어떤 것들은 비밀로 남아있어야 한다. 그래야 특징이 특징으로 남는다”고 답했다. 빈필 멤버 앙상블의 공연은 내년 1월 3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월 4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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