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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군 글로벌 호크에 ‘US Air Force’ 표식 붙은 이유

중앙일보

입력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가 23일 새벽 경남 사천 지역 후방 공군부대에서 한국군에 인도 되고 있다. 이날 도착한 기체에는 미 공군의 표식이 도장돼 있다. [뉴시스]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가 23일 새벽 경남 사천 지역 후방 공군부대에서 한국군에 인도 되고 있다. 이날 도착한 기체에는 미 공군의 표식이 도장돼 있다. [뉴시스]

북한 전역을 감시할 고고도 무인정찰기(HUAS) RQ-4 글로벌호크 1호기가 23일 한국에 도착했다.

운송책임 문제로 美공군마크 달고 한국으로

글로벌호크는 1호기는 이날 오전 5시 8분께 경남 사천지역 후방 공군부대 활주로에 착륙했다. 2003년 첫 도입 논의가 시작된 지 16년 만이다.

‘US Air Force’(미국 공군)라고 찍혀 있는 글로벌호크는 착륙 직후 우리 측 공군 요원들에 의해 격납고로 이동했다.

한국 공군의 고고도 정찰기이지만 ‘미국 공군’ 마크가 기체에 도장돼 인도된 것은 운송책임 문제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인도된 이후에는 우리 공군으로 인식할 수 있는 마크를 도장해 사용하게 된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에 인도된 뒤에는 태극 문양과 공군 마크 등을 그려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글로벌호크는 당초 지난 17일 인수될 예정이었지만 기상 상황 등으로 한 차례 늦춰졌다. 한미는 이후 몇 차례 출발하는 측과 비행하는 경로, 도착하는 측의 기상 등을 놓고 협의한 끝에 이날 글로벌 호크를 인도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글로벌호크는 현재 한국군이 보유한 정찰 자산 중 최고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도입하는 글로벌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이용해 지상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급 정찰기다. 24시간 한반도 전역을 감시할 수 있으며 작전 반경이 3000㎞에 달한다. 글로벌호크가 도입되면 우리 군의 대북 감시 정찰망이 한층 촘촘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군은 이달 1호기를 시작으로 내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2~4호기까지 도입하고 글로벌호크의 영상판독 처리체계 등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조종사 8명, 센서통제사 4명, 정비사 16명 등에 대한 국내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글로벌호크 4대 도입에만 8800억원 예산을 투입했다.

다만 군 당국은 이번 글로벌호크의 한국 도입을 홍보하거나 인수 장면을 따로 공개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전략자산이 들어왔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줄 상황은 아니다”며 “은밀성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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