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활어회·매운탕서만 보셨죠? 이젠 동서양 요리서 뵐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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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광어의 재발견‘광어가 누워 있는 곳은 뻘도 맛있다’고 했다. 바다 바닥에 납작 엎드려 온갖 영양 염류를 먹으며 살기 때문에 맛깔난다는 뜻이다. ‘봄 도다리, 겨울 광어’라는 옛말과 달리 요즘엔 양식 기술이 발달해 계절에 상관없이 광어를 맛볼 수 있게 돼 국민 횟감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런 광어가 또 한 번 무한 변신 중이다. 동서양의 재료와 어우러져 색다른 요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스타 셰프 유현수·최현석 #김치·파스타 등과 어울린 #색다른 광어 요리 선보여

제주어류양식수협이 주최한 요리 프로젝트에서 개발된 광어 이색 요리들. 유현수 셰프는 광어탕수청국장지짐과 잣소스 광어 제주채소 샐러드를 선보였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이 주최한 요리 프로젝트에서 개발된 광어 이색 요리들. 유현수 셰프는 광어탕수청국장지짐과 잣소스 광어 제주채소 샐러드를 선보였다.

광어의 고장, 제주도에서 이색 요리 프로젝트가 열렸다. 지난 14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계리에 위치한 마을여행자 콘텐트 저장소 사계생활에서 제주어류양식수협이 스타 셰프들과 함께 개발한 광어 요리 레시피를 구현하는 미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엔 국내 한식당 최초로 미쉐린(미슐랭)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두레유의 유현수 셰프와 폭넓은 방송 활동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최현석 셰프가 새로운 광어 요리를 선보였다. 유 셰프는 ‘잣소스 광어 제주채소 샐러드’를 시작으로 ‘광어 아스파라거스 김치’를, ‘제주탕수청국장지짐’ ‘광어 카펠리니 파스타’ ‘광어 미역국과 유부초밥’ 등 코스 요리를, 최 셰프는 ‘사르르 광어카나페’ ‘광어 카펠리니 파스타’ 등 광어 요리를 개발했다.

지난 14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계리에서 열린 사계미식회에서 유현수 셰프가 새로운 광어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계리에서 열린 사계미식회에서 유현수 셰프가 새로운 광어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유현수 셰프가 직접 참여해 자신이 개발한 광어 요리를 현장에서 만들었다. 방문객들은 이날 행사에서 선보인 이색 요리들을 보며 광어의 무한변신에 감탄을 연발했다.

이색 요리 프로젝트는 광어에 대한 인식을 바꿔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다. 양식업의 발달로 광어의 품질이 향상되고 공급량도 크게 늘었지만 소비자의 눈에는 광어를 여전히 횟감으로만 여기고 있어서다.

광어는 부드러운 식감과 감칠맛을 지닌데다 고단백 저칼로리여서 다양한 요리로 활용하기 좋은 식재료라고 음식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지방 함량이 적고 노화 방지와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B가 많아 건강식 요리를 만들기에 제격이라고 평한다.

최현석 셰프가 개발한 사르르 광어카나페.

최현석 셰프가 개발한 사르르 광어카나페.

지방 적고, 비타민B 많은 식재료 광어

‘감귤, 메밀, 방어, 톳, 딱새우, 갈치…’. 흔히 제주도하면 청정 자연에서 나온 식재료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제주도 대표 식재료 중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하나는 제주 광어다. 국민 횟감으로 손꼽히는 덕에 어느덧 제주를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양식 광어의 생산량 약 60%, 수출량의 약 95%를 제주도가 담당하고 있을 정도다. 제주어류양식수협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광어 양식장 규모는 수조 면적 기준 약 80만 평이며, 그중 55%가 제주도에 있다.

최근엔 제주광어를 해외에 알리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은 지난 11월 ‘2019 베트남 하노이국제식품박람회’에 참가해 제주 광어를 베트남 시장에 소개하기도 했다.

내년 제주에 광어 가공 유통센터 건립

제주도도 도내 양식 광어 산업에 힘을 보태고자 내년부터 2024년까지 제주광어 양식산업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2024년 제주 광어 양식 수입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식품안전·고품질 중심의 제주광어 양식산업 육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친환경 양식사업 1428억원, 식품안전 양식사업 591억원, 가공·유통 강화에 79억원 등 54개 사업에 총 2098억원을 투입한다는 청사진을 내걸었다. 내년엔 제주수산업의 미래 산업화를 위한 첫 디딤돌로 광어가공 유통센터도 건립할 예정이다.

한용선 제주어류양식수협 조합장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수산물 광어의 우수성을 국내외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레시피 개발부터 미식회, 박람회 참여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제주 양식 광어 시장에 더 많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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