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해 "교육부가 우릴 죽이려 해···내가 조국 사태 피해자"

중앙일보

입력 2019.12.21 06:00

업데이트 2019.12.21 16:09

최성해(사진) 동양대 총장이 교육부의 해임 요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성룡 기자.

최성해(사진) 동양대 총장이 교육부의 해임 요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성룡 기자.

"가혹하다. 죽이려고 하는 거 아니냐. 사직해서라도 학교를 지키고 싶다."

'조국 사태'로 불똥 가혹
가족 만났지만 청탁 안해
허위학력, 학생 피해 죄송

최성해(66) 동양대 총장을 20일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1시간 30분에 걸쳐 이뤄진 인터뷰 대목마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것이 지난 8월 9일. 검찰은 133일째인 지금까지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최 총장은 조국 사태로 (자신에게) "불똥이 튀었다"고 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의 딸에게 발급한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본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발언을 계기로 수사에 들어간 검찰은 조 전 장관 아내인 정경심 교수를 기소했다. 이하는 그와의 일문일답.

교육부가 지난 19일 최 총장에 대해 "허위 학력이 확인됐다"며 해임요구를 했는데.

기분이 착잡하다. 3일 전에 서울로 올라왔다. 사실 내가 (조국 사태의) 피해자다. 고문 변호사(안대희 전 대법관)를 만나려 한다. 연세대 (조 장관 관련 자료 소각) 한 걸 보면 교육부가 제재를 가한 것은 없다. 그런데 우리는 전 이사회 회의록을 가져갔다. 죽이려고 하는 거다. 변호사를 만나서 사직서를 내고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 권한이 있는지 물어보려 한다.

내가 먼저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교육부는 최 총장 선임 시 냈던 학위 5개 중 단국대 상경학부 수료와 미국 템플대 경영전문대학원(MBA) 수료, 미국 워싱턴침례대 교육학 박사가 허위라고 밝힌 바 있다) 1983년에 미국으로 가서 1993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때 우리 어른(고(故) 최현우 현암재단 이사장)에게 "제힘으로 살겠다"고 했다. 워싱턴 침례대 다니면서 창고에서 짐나르는 일을 했다. 학사·석사를 했다. 그런데 다른 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돈을 빌려서 '초이스 코너'라는 가게를 열었다. 파티용품, 전자제품도 팔고 했다. 이후에는 대학 로고 판매권을 사서 로고를 붙인 모자 사업을 했다. 그게 히트했다. 어떨 때는 하루에 세 컨테이너가 나갔다. 그때 돈을 많이 벌었다. 빌딩도 샀다. 그러다가 우리 어른이 학교를 만들 때 빌딩을 팔아서 돈을 댔다.

학위 5개 중 3개가 허위라고 하는데, 장사 이야기를 왜 하나. 

왜 내가 공부가 늦었는지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신학 대학원 다니고 목회하고 템플 MBA를 했다. 템플대는 힘에 부쳤다. 시간도 부족했다. 그래서 조금 하다 관뒀다. 한국에 93년에 돌아왔다. 템플대를 같이 다닌 친구가 '총동문 회장을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학교를 안 마쳤는데)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조금이라도 학교에 다녔으면 할 수 있다고 규정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래서 했다. 우리 학교(동양대)에서는 내가 동문회 회장을 하고 있으니 템플대를 당연히 수료한 것으로 알고 수료라고 쓴 거다.

단국대 71학번이다. 당시 운동권이었다. 4학년 초에 군대 갔다가 복학했는데 나중에 보니 제적 상태였다. 박사 학위는 단국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상 줄 때 '박사학위' 있는 사람에게 상 받으면 좋지 않겠나 해서 넣었다. 5개 중 3개가 가짜라고 하는데 그게 하나도 쓸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필요한 학위는 석사까지 했다.

속이려고 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인가.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은 안 드나.

그렇다. 그런데 교육부가 (나를) 망신 주려고 하는 거다. 사이드로 공부하다 관둔 것까지 이렇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지 않나.

이 모든 상황이 조국사태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하나.

네. 정경심 교수가 나에게 와서 "(딸의) 표창장을 만들었으니 위임했다"고 해달라고 한 것이 시작이다. 그런데 그러면 법정에 가서 또 내가 거짓말해야 하고, 검찰 가서도 거짓말해야 하는데, 안 해준 것은 안 해준 것이고 어쩔 수 없으니 이해하라고 했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사직을 해서 학교를 지킬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공성룡 기자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사직을 해서 학교를 지킬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공성룡 기자

정경심 교수는 어떻게 알게 됐나.

정식으로 초빙 공고를 내서 뽑았다. 당시 10명이 지원했다. 영어 담당 교수들이 모여서 지원자 중 3명을 추렸고, 그중 한 명이 정 교수였다. 면접을 해보니 스펙이 좋았다. 그래서 교수가 됐다.

조국 전 장관에게 청탁했다고 하는데.

그게 정경심 교수 머리에서 나왔겠죠. 우리 학교에 (정 교수가) 8~9년 있으면서 점심에 다른 교수들과 식사도 하러 가고 그랬다.

정 교수에게 전권을 위임해 영어사관학교 원장과 영재센터장 등을 맡겼다고 하는데.

다른 교수가 있다. 그 사람이 직접 영주시청에서 영어영재학교 프로그램을 따냈다. 정경심 교수와 이걸로 시끄럽겠다고 생각했다. 정경심 교수가 양보하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결국은 영어 영재센터를 가져갔다. 애들 책 교재가 없어서 만들겠다고 (정 교수가) 하더라. 그래서 만들어보라고 했다.

학교에 원어민 교수가 2명인데, 부부다. 1500만원을 교재개발비로 따냈는데, 정 교수가 500만원 이상 가져갔다. 나중에 결재하다 보니까 (정 교수 딸) 이름이 있더라. 책은 원어민 교수가 만들었는데 한 사람 앞에 100만원씩 주고 자기 딸은 160만원을 줬더라. 정 교수의 아들도 우리 학교에서 인문학 강좌를 들었다. 그 수업이 1시부터인가 그렇게 시작하는데, 서울에서 매일 그 시간이 온다는 게 우습잖나. 내가 그 과목에 관심이 있어서 한 번도 안 빠지고 네 과목을 들었다. 근데 그때 내가 아들을 보질 못했다.

수업 인원이 몇 명이었나.

한 50명 정도 될 것 같다. 근데 (정 교수 아들에게) 수료증이 나간 거다. 다른 학생 중에는 받은 사람이 없다고 했다. 아들을 주기 위해 하나 만들었던 것 같다. 문제가 된 건 딸의 표창장인데, 최우수를 받았다. 표창장에 최우수가 어딨나. 나중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낸 서류를 검찰에서 보여주더라. 우리 학교는 그런 넘버를 발행한 적이 없다. 학교에서는 '2 다시(2-)'가 들어가는 일련번호는 없다. (내 생각에) 정 교수는 1학기, 2학기를 쓴 것 같다.

왜 사직서를 내려고 하나

사직서를 제출하고 법적으로 다툼했으면 좋겠다. 나 때문에 벌어진 일 아닌가. 그런데 사직서를 과연 내면 법적으로 교육부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겠다.

조국 전 장관이 (기소 안 되면) 이런 게 계속 나올 것 같은데. 결국 학교만 손해 볼 것 같다. 교육부에서 총장 면직시키라고 했는데 안 하면 한 번 더 통보할 거다. 그래도 안 하면 이사를 다 교체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교를 뺏기는 거다. 횡포 아니냐. 나는 법인카드 안 쓴다. 그런데 교육부가 내 것만 1년 치를 다 조사했다. 병원비라도 혹시 법인카드로 쓰지 않았겠나 싶어서다. 그런데 내 돈을 쓰지 법인카드 진짜 안 쓴다.

최 총장은 "전권을 정경심 교수에게 위임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 공성룡 기자

최 총장은 "전권을 정경심 교수에게 위임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 공성룡 기자

검찰 참고인 조사는.

검찰에 두 번 갔다 왔다. 처음에 정경심 교수한테 (일 터지고) 전화가 왔다. 대뜸 "총장님 위임 맞죠?. 그 뒤에 조 민정수석이 "위임으로 하시면 총장님한테도 별문제 없고 정 교수도 별문제 없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표창장에 총장 직인을 찍도록) 위임해준 적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이야기할 수 있겠냐고 했다. 당시에 위임했다고 자료를 만들어서 기자들에게 뿌려달라고 하더라. 그러면 나도 걸릴 판인데 못한다고 했다. 그런데 전화를 안 끊으니까, 규정집을 다시 찾아보고 혹시 빠져나갈 구멍이 있으면 생각해보겠다고 전화를 끊었다.

그 뒤에 전화가 또 왔다. 똑같은 말을 물을 거라서 안 받았다. 또 한 번 더 왔다. 조 수석이 했더라. 그런데 이왕 배포자료 만드는 거 오전 중에 만들어 달라고 하더라. 청문회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큰 기대는 하지 말고 회의를 한 번 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조 수석이) 정 교수를 바꿔줬다. "총장님, 우리 딸 이뻐하셨잖아요."라고 하더라. 이뻐했다. 근데 내가 그랬다 "그건 그거고·…."

조 전 장관 자녀를 만났나.

우리 학교에 정 교수가 오고, 집 때문에 조 전 장관하고 가족이 다 같이 와서 내방에 인사를 왔다. 그래서 식사를 같이하고 그랬다. 조 수석은 서너번 만났다. 교수할 때였다. 영주서 세 번 정도 만났을 거다. 밥을 내가 샀다. 그러니까 서울서 밥을 사겠다고 하더라. 식구끼리 다 같이 만났다.
조 전 장관은 카리스마가 강했다. 생각 이상이었다. 식당 가면 가족 자리까지 다 정해주더라. 정 교수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다. 정 교수가 이야기했다. '신랑이 알아서 다 해주니까 너무 편하다. 아이들 문제도 신랑이 알아서 해준다'고 했다.

최 총장은 인터뷰를 마치고 고문 변호사인 안대희 전 대법관을 만나 이번 해임 요구안과 관련해 법률 검토를 하기로 했다. 사진 공성룡 기자

최 총장은 인터뷰를 마치고 고문 변호사인 안대희 전 대법관을 만나 이번 해임 요구안과 관련해 법률 검토를 하기로 했다. 사진 공성룡 기자

학교 문제는 어떻게 할 요량인가.

학위 문제와 관련된 직원은 학교에 지금 없다. 옛날에 실수했고…. 학생들에게 담화문을 발표하려고 한다. 내가 잘못된 점을 사과할 것이다. 내가 큰 욕망을 갖고 거짓말한 것은 아니고, 행정적으로 하다 보니…. 어떻든 내가 소상히 살펴보지도 못했고, 그 자체로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 것은 정말 죄송하고, 그거에 대해서 (학생들이) 특별히 (속이려는) 의욕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라는 마음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사직 이야기는 총장직을 걸고서라도 학교 지키고 싶다는 것인가.

예. 나는 교육하는 사람이라 거짓말을 못 하겠더라. 그런데 반대로 정치적으로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너무 가혹하더라. 사실 (내가 빠져도) 학교는 괜찮지 않다. 학교 평가 점수가 확 깎이게 된다. 그러면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묶인다. 돈도 한 푼 못 받고 그러면 망한다. 대학원생까지 합치면 학생이 4800명 정도 된다. 학생들이 가장 피해를 본다. 그런데 교육부는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어차피 학생을 위해 있는 것이 교육부인데….
글=김현예 기자, 영상=공성룡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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