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고 세계 최다 유니콘 기업이 됐다고?
미국과 중국은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 회사)을 놓고도 경쟁 중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이 승자였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유니콘 기업’ 보유국이 됐다. 중국의 자료에 따르면 말이다.
중국에서 나온 얘기다.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매체 제일재경(第一财经)과 중국증권보(中国证券报) 등에 따르면 중국 런민대 민영기업연구센터와 베이징 스텔스유니콘 정보통신과기원은 18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글로벌 500대 유니콘 기업 컨퍼런스에서 ‘2019 글로벌 500대 유니콘 기업 발전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 기준으로 전 세계 500대 유니콘 기업 중 중국 기업이 217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기업의 가치는 총 9414억 달러(약 1096조원)였다. 미국은 그 다음이었다. 미국은 193개, 총 기업 가치는 7439억 달러(약 866조원)에 달했다. 유니콘 기업이 미국과 중국에 편중돼 있다는 얘기다. 전체 500대 유니콘 기업 중 미·중 기업의 비율이 82%나 됐다.
500곳 중 217개가 중국…미국은 193개
어쨌든 중국은 올해 미국을 제치고 유니콘 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기업별로 봐도 중국의 우세가 명확하다. 기업 가치 상위 10곳 모두 미국과 중국 기업이었다. 중국이 6곳, 미국이 4곳이다. 기업 가치로 보면 1위 기업은 구글의 자율주행차 자회사인 웨이모(1750억달러), 2위는 중국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사인 앤트파이낸셜(蚂蚁金服·1538억 달러), 3위는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을 만든 바이트댄스(字节跳动·750억 달러)였다.
기업 가치 상위 10곳 모두 미·중 기업
중국이 최대 유니콘 기업 보유국이 된 배경엔 막대한 투자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까지 국가별 유니콘 기업 투자 규모는 중국이 938억 달러로, 916억 달러인 미국을 제치고 1위였다. 중국 유니콘 기업의 절반은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와 같은 거대 IT 기업의 투자를 받았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투자 규모를 모두 합쳐도 534억 달러로 중국 투자 규모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기술 발전 속도도 빠르다. 지난해 중국의 특허 출원 수는 미국에 이어 2위다. 보고서는 2019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1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美 영향력 여전…470개 유니콘 기업에 투자
중국의 성장세가 빠르지만, 미국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헬스케어 분야에선 미국 유니콘 기업의 가치가 압도적으로 높다. 미 헬스케어 기업 새뭄드의 기업가치는 120억 달러로 헬스케어 유니콘 기업 중 가장 크다. 중국에서 헬스케어 분야 기업 가치 1위인 핑안바이오테크놀로지( 88억 달러)와 차이가 크다.
미국은 또 총 투자액은 중국보다 작지만, 투자한 기업의 수는 중국보다 많았다. 500대 유니콘 470곳에 투자를 하고 있었다. 중국은 300곳에 그쳤다. 미국 자본은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에수장(解树江) 런민대 민영기업연구센터 부주임은 “중국 유니콘 기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배후에 미국 자본의 투자가 있는 걸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美 자료에선 210곳으로 미국이 1위…한국 기업은 11곳
중국 자료에선 유니콘 기업 보유 1위 국가가 중국이지만, 미국의 생각은 다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가 지난 10일 발표한 유니콘 기업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의 수는 총 426개다. 가장 많은 유니콘 기업을 보유한 나라는 210곳의 미국이었다. 중국은 2위로 102곳을 가지고 있었다. 영국(22개), 인도(18개)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11곳으로 독일과 함께 공동 5위였다.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쿠팡과 바바리퍼플리카, 야놀자, 위메프 등이 포함돼 있다. 중국 런민대 자료에선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0곳이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