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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환자에게 희소식 될까?’ 한번에 10올씩 심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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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발형 모발 이식 기술을 적용해 실제 이식 수술을 하는 모습. [사진 ETRI]

연발형 모발 이식 기술을 적용해 실제 이식 수술을 하는 모습. [사진 ETRI]

1회에 10개의 모낭(털을 만드는 피부 기관)을 심을 수 있는 모발 이식 기술이 상용화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경북대 모발이식센터, 오대금속과 함께 수술 시간을 절반 가까이 단축할 수 있는 연발형 식모기(植毛機·모발 이식기)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존 단발형 식모기는 손잡이 끝에 작은 주삿바늘이 달린 형태다. 모발 이식은 사람의 후두부(뒷머리) 두피 중 일부를 절개해 채취한 2000여개의 모낭을 탈모 부위에 1개씩 심는 방식으로, 기존 식모기를 사용하면 모낭을 1개씩 장착하고 두피에 심고 다시 식모기를 교체하는 과정을 수없이 되풀이해야 한다. 수술 시간도 길고 시술 의사 피로도가 높은 편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연발형 모발이식기에는 바늘 10개가 장착돼 있어 한 번에 10개의 머리카락을 심을 수 있다. 발사할 때마다 탄창이 회전하는 리볼버 권총처럼 모낭을 이식할 때마다 카트리지(원통형 바늘 모듈)가 회전하면서 자동으로 다음 이식이 진행된다. 바늘 10개에 모낭을 삽입하면 식모기를 교체하지 않고 연속으로 10개씩을 심을 수 있어 교체 횟수가 대폭 줄어든다.

연구팀은 이로인해 기존 2∼3시간 걸리던 수술 시간을 1시간30분 이내로 줄여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경북대 모발이식센터에서 탈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8차례에 걸쳐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오대금속은 기술을 이전받아 장비를 개발했으며,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과 의료기기 제조인증(KFDA)을 획득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록도 마쳤다.

연구팀은 앞으로 식모기 장비 비용을 줄이고 식모 과정을 전 자동화하는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식모기 일반 단발형 식모기(왼쪽)와 ETRI가 개발한 연발형 식모기(오른쪽) 비교. [사진 ETRI]

식모기 일반 단발형 식모기(왼쪽)와 ETRI가 개발한 연발형 식모기(오른쪽) 비교. [사진 ETRI]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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