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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82년생 김지영’…남녀 고용률 결혼 뒤 확 벌어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결혼 전 비슷하던 남녀의 고용률이 결혼 후에는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후 여성이 일을 포기한 경우가 많아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혼 땐 2%P 결혼 뒤 28%P 차이 #15~54세 기혼여성 19%가 경단녀

결혼 전에는 비슷, 결혼 후 벌어지는 성별 고용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결혼 전에는 비슷, 결혼 후 벌어지는 성별 고용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일·가정 양립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미혼 여성의 고용률은 52.1%로, 미혼 남성의 고용률(53.7%)과 비슷했다. 남녀 고용률 차이는 1.6%포인트로 지난해와 같다. 하지만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고용률은 53.5%로 배우자가 있는 남성의 고용률(81.1%)과의 격차가 27.6%포인트에 달했다. 다만 전체 남녀 고용률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다. 2014년 22%포인트였던 차이는 지난해 19.9%포인트까지 꾸준히 줄었다.

고용률에서는 남녀 차이가 컸지만, 지난해 남녀 실업률은 각각 3.9%·3.7%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도 남자 2.1%, 여자 2%로 비슷했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가정주부·학생 등 취업할 의사가 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안하지 않는다.

결국 결혼한 남녀 고용률 격차가 큰 이유 중 하나로 여성의 경력단절이 꼽힌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에도 나온 내용이다. 올 4월 기준 15~54세 기혼여성 884만4000명 가운데 경력단절 여성은 169만9000명(19.2%)이었다. 가장 많은 여성이 경력단절 사유로 ‘육아’(38.2%)를 꼽았다. ‘결혼’(30.7%) ‘임신·출산’(22.6%) 등이 뒤를 이었다.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경력 단절 사유로 육아를 꼽은 응답자 비율은 30.1%였는데, 올해는 8.1%포인트나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9만9199명으로, 전년보다 10.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여성은 4.4% 증가한 8만1537명, 남성은 46.7% 증가한 1만7662명이었다. 여전히 여성의 비중이 80% 이상이지만, 이른바 ‘라떼 파파’로 불리는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가 최근 들어 40∼50%씩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고용보험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통합종사자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시산한 결과 만 0∼8세 자녀를 둔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4.7%였다. 전체 육아휴직자의 64.5%가 만 0세 자녀를 돌보기 위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만 6세에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도 7.4%에 달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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