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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마이너리그 거부권, 약 될까 독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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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 직후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등 번호는 33번을 받았다. [UPI=연합뉴스]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 직후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등 번호는 33번을 받았다. [UPI=연합뉴스]

김광현(31)이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꿈을 이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년 최대 1100만 달러(약 128억원)의 조건으로 18일(한국 시각) 계약했다. 김광현은 “무척 기대되고 떨린다. (MLB 진출을 허락해준) SK에게도 감사하다. 내년은 내게 매우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행 Q&A #2년 최대 128억 이적료 19억 #혼자 왼손 선발, 경쟁서 유리 #류현진과 맞대결 가능성도

전날 미국에 도착한 김광현은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뒤 곧바로 계약서에 사인했다. KBO리그 선수가 포스팅(비공개 입찰)을 통해 MLB에 진출한 건 2013년 류현진(6년 3600만 달러), 2015년 강정호(4년 1100만 달러), 2016년 박병호(4년 1200만 달러)에 이어 네 번째다. 2020년 김광현에게 벌어질 일들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김광현은 선발로 뛸 수 있나.
“세인트루이스 1~3선발은 잭 플래허티, 마일스 마이컬러스, 다코타 허드슨이다. 5선발 마이클 와카(뉴욕 메츠)는 자유계약선수(FA)가 돼 팀을 떠났다. 잠재적 선발 요원은 지난해 4선발이었던 베테랑 애덤 웨인라이트, 알렉스 레예스, 그리고 김광현이다. 김광현을 뺀 5명 모두 오른손잡이다. 지난 3년간 세인트루이스에서 왼손 투수 선발 등판은 14경기밖에 안 된다. 따라서 왼손 강속구 투수 김광현에게 선발 한 자리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가능성은.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했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면 연봉이 깎이는 스플릿(split) 계약이 아니다. 김광현이 2년간 보장받은 800만 달러(인센티브 300만 달러는 별도)가 적은 액수가 아니다. 세인트루이스로서는 그에게 충분한 기회를 줄 전망이다. 김광현은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계약서에 넣었다. 내년 시즌을 MLB에서 시작한다면 마이너로 떨어질 확률은 0에 가깝다. 윤석민(2014년 볼티모어) 사례처럼 이 조항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아예 MLB에 오르지 않으면 마이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는 이적료로 얼마를 받나.
“2013년 LA 다저스는 포스팅에서 최고 입찰액(2573만7737달러·300억원)을 써냈다. 이 돈이 이적료 형식으로 한화에 지급됐다. 포스팅에서 최고액을 써낸 팀이 단독 협상권을 얻는 ‘한·미 선수 계약협정’이 지난해 개정됐다. 포스팅을 요청한 선수는 MLB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계약이 성사되면 총액의 20%(보장금액 2500만 달러 이하 경우)가 이적료로 자동 책정된다. 선수에게 유리하도록 규정이 바뀐 것이다. SK는 김광현의 최소 보장금액 800만 달러의 20%인 160만 달러(19억원)를 세인트루이스로부터 받는다.”
세인트루이스는 어떤 팀인가.
“세인트루이스는 뉴욕 양키스(27회) 다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11회)을 많이 한 팀이다. 2000년 이후 승률이 5할 아래였던 시즌이 한 번(2007년)뿐이다. 지난해에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였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라가 LA 다저스에 졌다. 2016, 17시즌에는 오승환이 몸담기도 했다.”
김광현 공을 받을 포수는 누구인가.
“포수 3형제(벤지, 호세)로 유명한 야디에르 몰리나(37·푸에르토리코)다.  몰리나는 2004년부터 16년 동안 세인트루이스 안방을 지켰다. 수비가 뛰어난 선수가 받는 골드글러브를 9번 수상했다. 나이가 들었지만, 투수 리드는 여전히 최고다. 오승환은 ‘몰리나는 가장 먼저 출근해 상대를 분석한다. 투수가 믿고 던질 수 있게 만드는 포수’라고 호평했다. 투수 코치 마이크 매덕스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제구력 마술사’ 그레그 매덕스의 형으로 MLB 코치 중 최고 연봉자다. 그는 텍사스 시절 일본 리그를 거친 콜비 루이스의 적응을 도운 적이 있다.”
류현진과 선발 대결 가능성은.
“MLB에선 매년 같은 지구 팀과 19경기를 치르고, 같은 리그 다른 지구 팀과 6~7번 대결한다. 다른 리그 팀과 만나는 인터리그도 있다. 다만 FA 류현진이 아메리칸리그팀에 갈 경우 맞대결 가능성은 작아지거나 아예 사라질 수 도 있다. 둘은 KBO리그에선 정규시즌에 맞대결한 적이 없다. 김광현은 다저스 시절 류현진처럼 타석에도 선다. 안산공고 3학년이던 2006년 김광현은 타율 0.415(52타수 17안타)를 기록한 강타자였다. 당시 2루타가 8개, 홈런이 1개였을 만큼 장타력도 좋았다. 류현진과 투·타 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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