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종부세 3배 인상" 이어 "누빙조후"…박원순의 부동산 때리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신혼부부 주거안정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신혼부부 주거안정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안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일의 희망을 말하기에 청년들의 오늘이 너무나 참담하다며 청년세대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세대의 부동산 불평등 문제 토론회’에서다.

박 시장은 이날 기조 발언에서 “2015년 기준 주거 빈곤상태에 놓여있는 서울의 청년 가구는 29.6%에 달한다”며 “고시원에 거주하는 가구의 75%가 20·30세대로 높은 월세 때문에 (청년들이)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로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땅’보다 ‘땀’이 존중받아야”

이어 박 시장은 “지난 7년간 도시 근로자의 월급이 11% 오르는 동안 평균 집값은 44%가 올랐다”며 “청년들이 근로소득만으로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하는 것은 그림의 떡이고 하늘의 별 따기가 돼 버렸다”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부모로부터 대물림된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청년이 일하지 않고도 다시 부를 이어가는 사회는 분명 잘못됐다”며 “‘땅’이 아니라 ‘땀’이 존중받는 건강한 사회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어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년정책 계획의 일부를 소개했다. 서울시는 청년수당 1000억원을 포함해 2020년 청년정책에 5000억의 예산을 편성했다. 중위소득 120% 이하 청년 1인 가구에 월 20만원 월세를 지원하고 신혼부부 주거 지원을 1만7000가구에서 2만5000가구로 확대한다.

박 시장은 “‘누빙조후(鏤氷雕朽, 얼음에 조각하고 썩은 나무에 새긴다)’라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정책을 세우고 실행해도 그 근본이 잘못됐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며 “청년정책에서 부동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얘기해야 하는 이유”라고 꼬집기도 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불평등 해소를 위한 부동산 정책 개선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불평등 해소를 위한 부동산 정책 개선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잇따라 부동산 강경발언…"종부세 지금 3배 올려야"

 박 시장은 부동산과 관련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투기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며 “현재 한국 종합부동산세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3분의 1 정도인 0.16%에 불과하며, 지금의 3배 정도 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지난 17일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불평등 해소를 위한 부동산 정책 개선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토지 공개념을 구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 부동산 자산 격차의 대물림 구조를 해체해야 하며 부동산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철저하게 환수해 미래세대와 국민 전체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국민공유제를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국가가 토지나 건물을 매입해 대규모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부동산공유기금(가칭)’ 제도를 제안했다. 이 외에 부동산 가격 공시제도 개혁,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공급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