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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1위, 17년 만에 뒤집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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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매장 수 기준 국내 편의점 업계 순위가 17년 만에 뒤집혔다. 각종 제도 변경 이후 생존력을 판가름할 2020년을 앞두고 업체마다 서로 다른 전략을 세운 결과다.

매장 수 기준 GS25 1위 CU가 2위 #세븐일레븐 1만개 점포 확보 3위 #내년 생존경쟁 대비 전략 엇갈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 11월 말 기준 매장 개수가 1만3899개를 기록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편의점 씨유(CU)의 간판을 건 편의점 개수(1만3820개)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달 CU 편의점이 651개 순증하는 동안 GS25는 792개 매장을 늘린 덕분이다.

국내 편의점 매장 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국내 편의점 매장 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또 세븐일레븐의 매장 수가 1만5개를 기록하면서 점포를 1만개 이상 확보한 편의점 브랜드는 3곳으로 늘었다. 편의점업계 4위 이마트24 역시 출점 속도가 빠르다. 같은 기간 731개 매장을 늘렸다(3707개→4438개).

내년은 편의점 업계의 생존을 판가름할 중요한 기로다. 각종 제도 변화 이후 처음 맞이하는 대규모 가맹 재계약의 해라서다. 편의점은 통상 본사와 5년을 기준으로 가맹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편의점 가맹계약이 급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가맹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점포 수는 3000여개에 달한다. 적잖은 매장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CU는 조직 안정을 다지고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내놨다. 지난달 1일 시행한 연말 인사도 부서별 역할을 조정하는 선에서 조직 개편을 최소화했다. 대신 점포당 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CU의 점포당 평균 매출(5억9312만원)은 GS25(6억7202만원) 대비 11.7% 낮은 수준이다.

대형 계약 만료를 잇달아 앞둔 GS25는 일단 외형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GS25는 매출액·영업이익이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쟁력을 이미 확보했다고 자부하는 만큼 매장을 늘리기만 하면 그만큼 수익성도 따라온다는 계산이다. 세븐일레븐은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지 10년 만인 내년 1월 바이더웨이와 합병한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20여개 바이더웨이 매장이 세븐일레븐으로 모두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마트24는 내년 재계약 시장에 나오는 점포를 공략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편의점 사업의 특성상 수익성을 강화하려면 일정 수 이상의 가맹점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올해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이마트24의 적자 규모(179억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줄어들었다(1~3분기 누적 기준). 앞으로 매장 560여개를 추가로 확보하면 손익 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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