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합의 이후 코스피 "2450 vs 박스권"…리서치센터장 4인 전망

중앙일보

입력 2019.12.15 16:50

업데이트 2019.12.15 16:5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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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무역 전쟁은 지난해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본격화했다. 중국은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았고, 미국은 다시 화웨이를 직접 겨냥하며 응수했다. 여기에 중국은 밀리지 않고 '4차 산업혁명의 쌀'이라고 불리는 희토류의 수출 제한을 검토하는 등 양국 간 난타전이 이어졌다.

21개월간 코스피 짓눌렀던 미중 무역전쟁 '휴전'

 고래가 싸울 때마다 미·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등이 터졌고, 이는 코스피 지수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랬던 미·중 무역 전쟁이 지난 13일 휴전에 들어갔다. 중국은 미국의 농산물 등을 대규모로 구매하고, 미국은 당초 중국에 부과하기로 했던 대규모 관세를 철회하는 내용의 1단계 무역협상에 양국이 공식 합의했다.

 지난 21개월간 코스피를 짓누르던 악재가 해소된 셈이라 내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15일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4인 역시 "호재"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다만 어느 정도 긍정적일지, 얼마나 효과가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리서치센터장 내년 코스피 시장 전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리서치센터장 내년 코스피 시장 전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수출 반등 기대…수출 늘 때 코스피 하락 거의 없어"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가장 낙관적이었다. 12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던 수출이 이번 합의를 계기로 반등하면서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조 센터장은 "수출 하락이 지난 1년간 이어지면서 기저가 낮아진 상태라 내년부터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기존에도 컸는데, 미·중 무역합의까지 이뤄지면서 그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우리는 수출이 늘어날 때 기업 이익이 감소해본 적이 없고, 코스피 지수도 떨어진 해가 별로 없어 내년 상반기 긍정적인 흐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내년 기업이익 예상치가 28% 늘어 코스피지수는 최고 2450(13일 종가 기준 2170.2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내년 1분기까지 바닥을 치고 올라갈 반도체 산업과 5G·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그간 저평가됐던 철강·화학·조선 등 수출주의 반등이 기대된다.

"기업 실적 2017년>내년…여전히 박스권" 

 코스피 지수의 상승 폭이 지난 2017년 최고치인 2600선 이상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역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던 2017년 코스피 기업의 순이익은 143조원으로 올해 예상치 90조원 이하와 비교하면 50조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내년 실적은 118조원으로 올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2017년 최고점보다는 낮아 박스권 상단을 뚫고 올라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현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는 차분한 반응도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단계 합의 성사가) 글로벌 컨센서스였기 때문에 이미 코스피 시장에 반영이 됐다"며 "미국 대통령 선거가 본격화하기 전까지는 지금 상황에서 더 안 나빠지는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반등의 실마리는 마련했지만, 결국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거시 경제 지표의 획기적 개선이 상승장을 이끌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주식 시장은 한 기업이 부도날 확률이 90%였다가 60%로 줄어들어도 (절대적인 수치는 여전히 나쁘지만)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속성이 있다"며 "수출과 경기선행지수 등 거시경제지표와 내년 1월 이후에 나올 올해 기업 실적이 기대 이상이라면 조금 더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내수로 돌아서야 대형 호재…시간 필요" 

 미·일 무역 전쟁의 종지부를 찍었던 1985년 플라자합의의 결과와 달리 중국이 아직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을 포기하지 않은 점 역시 코스피 상승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플라자합의 이후 일본은 내수 중심 경제로 돌아서며 글로벌 수요를 뒷받침해줬고, 한국은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어 장기 호황이 시작된 바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에 대형 호재가 되려면 중국이 수출이 아닌 내수 중심로 돌아섰다는 확실한 신호가 필요하다"며 "그 신호는 현재 달러당 6.8~7위안 수준의 환율이 6.1위안 이하로 내려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내수가 커지면 막혀있던 한국의 수출 활로가 뚫리게 된다. 중국과 수출 경합을 벌이던 산업 분야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중간 의견 차이가 더 큰 2단계 무역협상은 내년 코스피 지수 등락에 또 다른 변수다. 정 센터장은 "미·중 무역합의는 마무리가 된 게 아니라 '봉합'됐을 뿐"이라며 "이는 내년 하반기 이후 코스피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여름 대선 공화당 후보를 최종 결정하기 전까지 지지도를 유지해야 하므로 2단계 무역협상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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