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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내 방으로 와요” 초연결 시대 리더가 버려야 할 말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62) 

신체는 오늘을 살아도 영혼이 과거의 리더십에 안주하는 것은 사라져줘야 한다. 그게 혁신성장의 시작이다. 초연결이라는 기술적 진보가 우리를 더욱 촘촘히 연결하고, 이 연결이 자그마한 것도 감추기 어렵게 만드는 개방형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경험해보지 못한 연결과 개방으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수준의 높고 강력한 투명, 협력, 권한이임, 나눔과 공정, 신뢰의 문화가 쏟아지고 있다. 당연히 모든 조직의 기대치는 매우 높아져 있으며, 이를 리더가 충분히 포용하고 이해하고 있어야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성과를 바라볼 수 있다.

기술적 진보가 우리를 더욱 촘촘히 연결하고, 이 연결이 자그마한 것들도 감추기 어렵게 만드는 개방형 사회로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 pixabay]

기술적 진보가 우리를 더욱 촘촘히 연결하고, 이 연결이 자그마한 것들도 감추기 어렵게 만드는 개방형 사회로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 pixabay]

그동안 뛰어난 전문가들이 초연결시대에 필요한 리더의 역량에 대해 언급한 것 중 내 눈에 확연하게 들어온 자질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비전 제시 역량=조직을 넘어선 사회 전반에 끼치는 긍정적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조직 전체에 전파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비전은 조직의 강력한 동기다. 누구나 회사에서건 학교에서건 어느 조직에서건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강한 열망을 갖고 있다. 조직의 비전을 통해 열망을 채워주는 것은 리더의 큰 역할이다.

◇넛지 역량=누군가에게 자극과 촉매가 되어 옳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을 넛지라고 한다. 리더는 CPU가 돼서 명령을 내리려 하거나 억지로 시스템이 움직이게 하는 엔진이 되고 연료가 되려 하기보다는 넛지 역할을 해야 한다. 조직의 비전에 맞춰 구성원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끊임없이 격려하고 응원해야 한다. 조직 곳곳에 구성원의 의견을 맘껏 제언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막힌 곳을 뚫고 끊어진 곳을 다시 연결해야 한다. 구성원이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회사에서 그대로 보이고, 본인의 개인적 목표를 조직의 비전에 맞춰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왕이나 외부 컨설턴트처럼 꼭대기 층 넓은 방에 앉아서 “잠깐 사장실로 오세요”라고 해서는 넛지와 같은 역할을 할 수가 없다.

◇조직 구축 역량=기민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협력과 공정, 투명을 더욱 장려해 나가야 한다. 혁신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사소하고 미약하더라도 어제와 다른 오늘의 모든 것을 적극적으로 칭송하고 전파하며 존중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리더는 이런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

◇ 코칭 역량=변화무쌍한 세상에서 탁월한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 모두가 자율적 권한을 갖고 온갖 전략 수립과 실행을 추진하고 실험하며 실패를 반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식적·비공식적 배움이 필요하다. 리더는 이를 하나하나 가르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해답을 일방적으로 던져주는 답정너 리더가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고 함께 배워서 자발적으로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는 코칭의 역할이 필요하다. “현재 내가 너보다 더 많이 알고 경험했다”는 우월감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누가 더 많이 알고 경험했는지보다 너와 함께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는 열정이 필요하다.

답정너 리더가 아닌 끊임없이 질문하고 함께 배워서 자발적으로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는 코칭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진 pixabay]

답정너 리더가 아닌 끊임없이 질문하고 함께 배워서 자발적으로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는 코칭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진 pixabay]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갖추지 못한 구시대적 리더는 더욱 개인적 권력과 영향력, 언론플레이에 의존하려 한다. 그럴수록 시대에 합당한 리더십을 갖춘 조직과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됨과 동시에 치욕적인 비난과 조롱이 본인에게 쏟아지는 가운데 비극적인 조직운영방식에 집중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결국 구성원의 사기는 저하되고, 저하된 사기는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지고, 생산성 하락은 고객 이탈로 귀결된다.

구시대적 리더십으로 인해 악순환에 빠졌거나 곧 빠지게 될 조직이 보이는 현상은 다음과 같다.

◇ 변명과 불공정 난무=시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행동을 한 구성원은 “리더도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은데, 내가 그걸 왜 해야 하는 거야”라며 변명으로 일관한다. 평가와 보상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느끼고, 특정 계층이 지나치게 혜택을 본다고 느낀다.

◇ 비전에 맞지 않는 성장 집중=리더가 외부에 표방한 기업의 비전이 기업의 성장 방식과 다르다. 심지어 리더의 비전이 도대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설명하지 못하는 구성원이 많다.

스타트업은 대기업보다 여러 면에서 열세에 놓여있기 때문에 리더십과 조직문화에서 탁월함을 갖추지 못하면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 pixabay]

스타트업은 대기업보다 여러 면에서 열세에 놓여있기 때문에 리더십과 조직문화에서 탁월함을 갖추지 못하면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 pixabay]

◇리더십에 관한 정보 공유 부재=시대에 맞는 리더십 교육과 정보 공유에 매우 소극적이다. 처음에는 정보 공유에 적극적이다가도 리더에게 시대에 부합하는 요구 사항이 표면화하면 슬그머니 정보 공유를 철회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 리더 치적 홍보 증가=기업의 성과를 조직 전체 노력의 결과라고 외부에 알리기보다는 리더 개인의 능력이라며 홍보하는 행위가 증가한다.

시대에 맞지 않는 강력한 카리스마적 보스는 광신적 추종자만 남기고, 이들을 보며 자신이 여전히 옳다고 여기는 답 없는 아집에 빠진다.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를 망하게 할 것이다. 간혹 스타트업 창업가가 “저런 일은 대기업에서도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니까 우리 같은 조그마한 기업에서는 당연히 더 많이 일어날 거야”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스타트업은 대기업보다 여러 면에서 열세에 놓여있기 때문에 자원, 자본과 기술에서 탁월함을 갖추지 못하면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높음을 잘 기억하면 좋겠다.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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