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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에 노사 갈등…자동차 생산 연 400만대 붕괴 위기

중앙일보

입력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중앙포토]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중앙포토]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이 400만 대 이하로 추락할 위기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수출시장이 얼어붙었다. 여기에 국내 생산업체의 노사 갈등으로 생산 차질을 빚은 탓이다.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생산 부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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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국내 자동차 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올해 1~11월 완성차 업체의 국내 생산 규모는 361만307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줄었다. 11월 한 달 생산량만 보면 34만6379대로 전년 동월보다 11.3% 감소했다. 이런 추세로 가면 올 한 해 생산량은 400만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연간 자동차 생산량이 400만대 이하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이 마지막이다. 완성차는 부품 산업 등 전·후방 산업의 생산·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완성차 생산 부진은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최근 완성차 생산 부진은 한국GM·르노삼성·쌍용자동차 3사의 생산이 줄어든 탓이 컸다. 한국GM의 1~11월 누적 생산량은 8.2%, 르노삼성은 24.2% 감소했다. 쌍용차는 6.2% 생산량이 줄었다. 한국 GM의 경우 트랙스 생산 물량이 줄어든 데다 유럽 수출이 중단됐고,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 위탁 물량이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 기아차는 신차 주기가 도래하면서 생산량이 0.2%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가 베뉴·코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22% 늘리며, 전체 생산량이 2.3% 올랐지만,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노사 갈등도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GM은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사태 이후에도 임금협상과 구조조정 문제로 노사 간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도 ▶기본급 8.01% 인상 ▶노조원에 매년 통상임금의 2% 추가 지급 ▶인력 추가 채용 ▶임금 피크제 폐지 등으로 사용자 측과 갈등 중이다. 쌍용차는 10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산 차는 부실, 수입차 판매는 늘어

국내 자동차 업계는 부진한 상황이지만, 수입차 판매는 늘었다. 독일 차는 지난해 하반기 BMW 화재 사건에 따른 기저효과에 아우디·폭스바겐 등 신차 효과로 전년 동월보다 29.7% 증가했다. 한일 무역 분쟁으로 판매가 줄었던 일본 차 내수 판매량도 전년 동월보다 8.9% 증가하는 등 회복하는 모양새다.

한편 현재 시행 중인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예정대로 올해 일몰하면 자동차 내수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소세는 일몰할 경우 기존 3%에서 5%로 인상된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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