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유재수 구속기소···"당시 靑특감반도 중대 비리 확인했다"

중앙일보

입력 2019.12.13 15:26

업데이트 2019.12.13 15:47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관련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편의를 봐준 혐의로 유재수(55)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13일 재판에 넘겨졌다. 조국 당시 민정수석은 "비위 근거가 약해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정상적으로 중단시켰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당시 감찰 과정에서 비위 혐의 상당 부분이 확인됐다"고 판단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이날 유 전 부시장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위에서 근무하던 2016년쯤부터 건설회사와 사모펀드 운용사, 창업투자자문사, 채권추심업체 등 직무 관련성이 매우 높은 관계자 4명에게 4950만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초호화 골프텔 무상사용, 고가 골프채, 항공권 구매비용, 오피스텔 사용대금, 부동산 구매자금 무이자 차용과 채무 면제 등의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또 이에 대한 대가로 금융위의 제재 감경 혜택을 주는 표창장을 업체들에 제공하고, 업체에 아들 인턴십과 동생 취업을 청탁해 1억 원대 급여를 지급하게 한 혐의(수뢰 후 부정처사)도 받는다. 검찰은 또 유 전 부시장이 부산시 근무 때도 업체들에 자신의 저서를 대량 구매하게 하거나 선물 비용을 받은 것으로 보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은 추가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유 전 부시장은 2017년 말 비위 첩보가 접수돼 청와대 반부패비서실 산하 특별감찰반에서 몇 차례 조사를 받았다.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인근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스1]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인근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스1]

검찰 관계자는 "유 전 부시장의 중대 비위 혐의 중 상당 부분은 감찰 과정에서 이미 확인됐거나 확인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 전 부시장이 해외 계좌를 제출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아 감찰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부분 확인을 위해 유 전 부시장과 가족의 해외 계좌에 대한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후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감찰 결과를 통보했고 이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에 보고됐다. 그러나 유 전 부시장은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은 채 지난해 3월 금융위를 떠났다. 한 달 만인 지난해 4월 국회 정무위 수석전문위원이 된 그는 두 달 뒤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영전했다.

이를 두고 감찰을 일부러 무마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운영위에서 “비위 첩보 자체에 대해서는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측은 최근에도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백 전 비서관과 함께한 회의(3자 회의)에서 (유 전 부시장 의혹은) 경미한 사안이라 판단해 담당 부처에 첩보를 전달하고 사표를 받는 선에서 종결하자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비위 정도가 약해 정상적으로 감찰을 중단했다는 취지다.

반면 백 전 비서관은 12일 KBS에 “(3자) 회의할 때 이미 감찰이 종료됐을 때여서 감찰 무마에 대한 논의가 불필요한 시점이었다”며 해명에 온도 차를 보였다. 또 다른 당사자인 박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조 전 장관의 지시로 감찰이 중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재수 사건을 처음 폭로했던 김태우 전 수사관은 13일 유튜브에서 “유 전 부시장이 감찰에 응하지 않았다면 수사 의뢰를 하거나 금융위에 ‘비위가 확인됐으니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게 옳다’고 통보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 역시 “금융위는 돈과 관련된 곳이라 도덕성에 특히 민감해 조금이라도 개인 비위 사항이 발견되면 수사 의뢰하고, 구속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최근 김경수 경남지사, 천경득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유 전 부시장의 연락을 받고 감찰 중단을 청와대 관계자에게 요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곧 불러 이 같은 연락을 받았는지, 구체적인 연락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조 전 장관 변호인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소환된 서울중앙지검에서의 조사와 달리, 동부지검 조사에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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