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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꽃놀이패까지 즐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16강> ●리친청 9단 ○신민준 9단

9보(120~135)=좌상귀 구석에서 깊숙하게 찔러온 신민준 9단의 122는 결정타였다. 상대의 숨통을 확실하게 조여오는 수상전의 맥점이다. 여기에서 단순하게 ‘참고도’ 백1로 밖에서부터 막아 수상전에 돌입하면 흑 입장에서 유리한 패가 나고 만다. 한 수 늘어진 패가 나기 때문이다. 실전은 122 덕분에 단패가 이뤄지고 있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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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이 패는 신 9단이 이기면 큰 이익을 얻고 져도 부담이 적은 ‘꽃놀이패’다. 어찌나 기분 좋은 패인지, ‘꽃놀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었다. 돌의 생사가 달려 있거나 큰 타격을 입게 되는 상대방과 달리 마치 봄철에 꽃놀이하는 기분으로 싸울 수 있다는 의미다. 유리한 흐름 속에서 꽃놀이패까지 즐기는 신 9단은 신명이 날 수밖에 없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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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친청 9단은 125로 수를 메워 보지만 뒷맛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직도 세 수나 더 투자해야 한다. 불리한 상황에서 당장 불을 꺼야 할 곳도 한두 군데가 아니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129, 131은 그 와중에 찾아낸 좋은 수. 하지만 상황을 역전시키기까지는 역부족이다. 악전고투하는 사이 반상의 운명이 저물고 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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