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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찾던 산골마을, 5년만에 78만명 찾는 '산타마을'로

중앙일보

입력

분천리 산타마을. 지난해 겨울 모습. [사진 봉화군]

분천리 산타마을. 지난해 겨울 모습. [사진 봉화군]

5년 만에 78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은 우리나라 '산타마을'이 크리스마스에 앞서 21일 정식 개장한다. 다양한 크리스마스 조형물과 산타와 관련한 볼거리를 마을 곳곳에 설치한 주민들이 산타 복장을 하고, 관광객을 맞는다.

21일 산타마을 겨울 정식 개장 #산타터널 등 산타 조형물 가득 #개장식 인공눈 뿌리기 이벤트 #새해 산타박물관도 등장 예정

겨울(12월~2월)과 여름(7월~8월) 1년에 두 번 정식 개장하는 산타마을은 경북 봉화군 분천리 산골에 자리 잡고 있다. 봉화군청에서도 차를 타고 40분간 산길을 더 들어가야 도착할 수 있는 오지 중의 오지다. 관광열차 개념의 무궁화 열차가 다니는 분천역이 있고, 낙동강과 백두대간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2019년 현재 165명의 주민이 산다.

분천리 산타마을의 지난해 겨울 모습. [사진 봉화군]

분천리 산타마을의 지난해 겨울 모습. [사진 봉화군]

분천리 산타마을은 북극권 한계선에 있는 핀란드 로바니에미 '산타마을'과 흡사하게 꾸며져 있다. 로바니에미는 산타의 전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연중 크리스마스 축제를 여는 마을이다. 산타우체국이 마을에 있는데, 전 세계 어린이들이 보낸 편지를 '산타'가 답장해 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산골 분천리 산타마을 역시 핀란드 산타마을과는 상관없지만, 산타우체국까지 똑같이 있다.

32만㎡ 크기의 분천리 산타마을은 21일 개장 후부터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산타·루돌프 등 산타 관련 조형물로 온통 뒤덮인다. 마을 곳곳에 흰 수염에 빨간 옷을 입은 산타 캐릭터가 관광객들을 반긴다. 마을 이장인 '올해의 산타'가 산타 미소를 지으며, 관광객들을 반긴다. 관광객들은 산타마을에서 이국적인 루돌프 산타 마차를 탈 수 있다. 산타우체국에 들러 편지를 쓸 수 있다. 산타 조형물이 붙은 레일바이크에서 아찔한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마을에 꾸며진 양 떼 목장, 산타터널은 인스타그램 사진 촬영 장소로 최고다.

핀란드 산타마을(로바니에미)에서 방한하는 '핀란드 인증' 산타클로스. [사진 중앙포토, 롯데쇼핑]

핀란드 산타마을(로바니에미)에서 방한하는 '핀란드 인증' 산타클로스. [사진 중앙포토, 롯데쇼핑]

산타마을은 2014년 12월 처음 조성됐다. 산타마을 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전까지 이 마을은 그냥 산골 오지 마을 그 이상도 아니었다. 무궁화 열차가 다니는 분천역이 마을에 있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하루 10명에 불과했을 정도여서다. 봉화군 이재광 관광과 담당자는 "백두대간 관광 열차가 다니는 분천역이 있으니, 이를 활용해 마을을 꾸며보자는 의견이 있었고, 코레일·봉화군·산림청·경북도청이 아이디어를 모아 산타마을을 만들었다"고 했다. 산타마을 아이디어는 핀란드 로바니에미에 있는 산타마을에서 따왔다.

산타마을 조성 후 산골 오지는 유명 관광지가 됐다. 첫해에만 10만 6000명이 찾았다. 이후 매년 여름·겨울마다 1~2개월간만 산타마을을 운영, 지난여름까지 10번 산타마을을 개장, 78만여명이 다녀갔다. 핀란드가 있는 유럽에 사는 관광객도 산타마을 유명세를 듣고 찾았을 정도다. 2016년엔 산골마을로선 이례적으로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 관광의 별'로 지정되기도 했다.

분천리 산타마을 주민들이 개장을 준비하는 모습. [사진 봉화군]

분천리 산타마을 주민들이 개장을 준비하는 모습. [사진 봉화군]

산타마을 조성 전 밭농사를 하던 주민들은 이제 상당수가 관광업에 종사한다.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카페가 마을에 생겼고, 음식점·잡화점도 마을에 들어섰다. 봉화군은 21일 산타마을 개장식을 연다. 인공눈을 마을에 뿌리고, 산타 키다리 아저씨의 선물 나눠주기 이벤트, 산타들의 외줄 타기 공연 등을 준비 중이다.

봉화군은 오는 2022년까지 산타마을의 산타 관련 관광 시설을 더 늘려 핀란드 산타마을과 같은 해외에서도 찾는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만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선 새해(2020년) 40여억원 들여 마을에 산타박물관과 여행자 센터를 짓고, 마을의 상징성을 담은 대형트리도 설치할 계획이다.

봉화=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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