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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워너비 기업’ 다니는 선배가 멘토로 나서 후배 취업 이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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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출신 여대생은 취업에 취약하다? 그간 취업 시장에서 알게 모르게 불문율처럼 여긴 시선이다. 하지만 ‘2019 중앙일보 대학평가’에 따르면 이화여대(총장 김혜숙)는 이 같은 편견을 깨고 인문계열 순수 취업률 1위를 기록했다. 종합 취업률 부문에선 서울 소재 대학 3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이화여대가 취업률의 강자로 떠오른 데에는 ‘선배 찬스’라는 남다른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취업에 성공한 선배와 취업하고 싶은 후배의 연결 고리를 탄탄하게 만들어 일반적인 취업 성공법과는 처음부터 노선을 다르게 한 것이다.

이화여대 취업률 높인 ‘톡톡선배’

이화여대는 취업에 성공한 선배와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를 연결하고, 취업 성공 데이터를 분석하며 개인 맞춤형 취업지원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취업에 성공한 선배와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를 연결하고, 취업 성공 데이터를 분석하며 개인 맞춤형 취업지원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 김소영(가명)씨는 올해 이화여대 인문계열을 졸업하자마자 국내 굴지의 통신 대기업 입사에 성공했다. 김씨는 입사 면접을 앞두고 이화여대의 선후배 멘토링 프로그램인 ‘톡톡선배’를 톡톡히 활용했다. 지원한 기업에서 현재 같은 직무에 종사하는 이화여대 선배와 연락해 실전 면접을 대비했다. 김씨는 “평소 원하는 기업의 재직자를 따로 만나기가 어려운데, 재직자인 선배와 연결되니 면접 유형은 물론 평소 입사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편하게 물어볼 수 있어 알짜배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씨가 참가한 ‘톡톡선배’는 이화여대 인재개발원이 올해 본격 운영하기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재학생이 관심 갖는 기업·직무의 졸업생 선배와 일대일 취업 상담을 할 수 있다. 올해 기준 졸업생 선배 멘토 400여 명의 도움으로 재학생과 현직자의 일대일 상담이 1700여 건 진행됐다.

이화여대가 지난해 진행한 ‘2018년 참가자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 조사 대상자 평균 만족도는 88%를 기록했다. 이들 가운데 후배에게 ‘톡톡선배’를 추천하고 싶다는 의견은 94%에 달했다. ‘톡톡선배’ 2년 차인 올해엔 ‘톡톡선배’ 덕분에 취업에 성공해 자신도 멘토로서 후배를 이끌고 싶다며 멘토 신청을 하는 경우가 늘어난 게 특징이다.

프로그램 참가자 만족도 88%

이처럼 졸업생 네트워크와의 긴밀한 연결은 이화여대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최근 수년간 채용시장은 공개채용에서 수시채용으로, 발전가능 역량과 인성 강조에서 직무 역량 중심의 채용으로 기조가 변하는 추세다. 이화여대는 수년 전부터 이 같은 채용 경향을 파악하고 사회에 진출한 졸업생과 긴밀히 협력해 현장 중심의 직무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코칭 프로그램을 확대해 왔다. 이를테면 방과 후 매 학기 20여 과정의 직무에 대한 ‘멘토링 스쿨’을 개설했는데, 여기에 졸업생과 재학생 약 20명이 참여하고 있다.

또 저학년을 대상으로 진로 탐색 ‘길 시리즈’ 연속 특강을 학기별 20여 회 진행해 다양한 직업·직무 경험을 체험하게 하고 있다. 쉽게 만나기 어려운 분야의 선배를 초청해 다양한 산업·직무에 대해 들어볼 수 있는 ‘시리즈 특강’ 프로그램도 있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DNA 감정관으로 일하는 선배,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한 선배, 영국 대학원을 거쳐 일본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는 해외 취업형 선배 등 다양한 분야의 선배를 초청해 학생과 시간을 나눈다. 그 외에도 ‘이화멘토링 데이’를 연 2회 개최하며 선배 100여 명을 만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해 맞춤형 지원

그뿐 아니라 이화여대는 매년 졸업생의 취업·진로 성과를 토대로 데이터 1만여 건을 종합 분석해 단과대학·전공별로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사회 진출 지원 시스템을 제공한다. 매년 졸업생 가운데 현직자 800여 명을 멘토로 활용해 희망 기업·직무의 재학생과 연결한다. 조일현 이화여대 인재개발원장은 “이화여대가 취업률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건 오랜 기간 지속해 온 취업지원 시스템이 탁월하고 졸업생 네트워크가 탄탄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이화여대는 자체 개발한 취업역량 진단 도구 ‘이화 CQ’(EWHA Career Quotient), 저학년 재학생을 위한 진로 탐색 지원 시스템 ‘e-퀘스트’(e-Quest) 등 취업 성공 데이터를 지속해서 관찰·분석해 학생별 맞춤형 사회 진출 지원 시스템을 제공한다. 내년부터는 현재 개발 단계인 ‘구독형 CQ’를 적용해 학생이 취업 정보를 즉각적이면서 다각도로 접하도록 할 방침이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사진=이화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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