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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연구팀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남성 정자 줄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이 짙은 스모그로 뒤덮여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이 짙은 스모그로 뒤덮여 있다. [EPA=연합뉴스]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된 남성은 정자 숫자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중국에서 발표됐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후베이성 응용 독리(毒理·독성학) 중점 실험실'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에  게재한 '대기 중 미세먼지 노출과 남성 정자 질의 연관성'이란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불임 치료를 위해 2014년 2월부터 2015년 12월 사이에 우한의 통지 병원을 방문한 1081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대기오염도와 정자의 질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정자가 완전히 발달하는 데 90일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정자 시료 채취 이전 90일간의 대기오염과 정자의 숫자, 정자의 운동성을 비교했다.
대기오염은 우한 시내 대기오염 자동측정망 2곳의 측정 자료를 활용했고, 초미세먼지 성분의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매달 10~16일 사이 7일간 초미세먼지 시료를 포집, 분석했다.

통계 분석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는 최소 43㎍/㎥, 최대 199.1㎍/㎥, 평균 103.2㎍/㎥로 나타났다.
미세먼지가 4분위 간 범위(interquartile range), 즉 하위 25% 수치인 84㎍/㎥에서 상위 75% 수치인 120.5㎍/㎥로 36.5㎍/㎥만큼 상승하면, 정자 농도(mL당 정자 개수)는 8.5% 감소하고, 전체 정자 숫자도 8.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자 농도 평균은 mL당 5430만 개였고, 전체 정자 숫자 평균은 1억4937만 개였다.

이와 함께 초미세먼지 성분 중에서 안티몬·카드뮴·납·망간·니켈 등은 정자 농도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농도와 정자 운동성(운동성을 보이는 정자 비율, 평균 45.87%)은 상관관계가 낮았다.
다만, 망간의 경우 정자 운동성 감소와 높은 관련성을 보였다.

비흡연자의 정자 질은 흡연자보다 초미세먼지 농도에 더 민감했다.
특히, 비흡연자의 경우 안티몬과 카드뮴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대기 중 초미세먼지의 성분별로 정자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것은 최초"라며 "다만 두 개의 고정된 지점에서 측정된 대기오염도를 활용했기 때문에 개인별 노출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은 연구의 한계"라고 밝혔다.

한편, 이 논문은 지난 2017년 중국의 338개 도시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10~86㎍/㎥이었고, 평균은 43㎍/㎥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연평균 권고치는 10㎍/㎥이다.

국립환경과학원 자료를 보면, 2018년 국내 91개 도시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3㎍/㎥으로 집계됐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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