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만에 중동서 처음 여는 두바이 엑스포...'사막에 피는 꽃' 한국관 첫삽 떴다

중앙일보

입력 2019.12.10 13:14

업데이트 2019.12.10 18:06

두바이 엑스포 현장의 모습.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2020년 10월부터 6개월 간 열리는 이번 엑스포에는 192개국이 참가해 기술과 문화를 뽐낼 예정이다. 강기헌 기자

두바이 엑스포 현장의 모습.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2020년 10월부터 6개월 간 열리는 이번 엑스포에는 192개국이 참가해 기술과 문화를 뽐낼 예정이다. 강기헌 기자

9일(현지시각) 두바이 시내에서 승용차로 30분. 황토색 모래벌판과 파란 하늘이 만나는 지평선 곳곳에 타워 크레인 수십 개가 보였다. 새로운 도로 공사가 한창인 곳곳엔 노란색 간판에 적힌 ‘두바이 EXPO(엑스포) 2020’이란 글씨가 선명했다. 2020년 10월부터 6개월간 열리는 두바이 엑스포는 150년 세계 엑스포 역사상 중동・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다.

이날 오전 엑스포가 열리는 두바이 제벨알리에선 한국관 기공식이 열렸다.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전영욱 주두바이 총영사,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과 술탄 알 샴시 아랍에미리트 외교부 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나제엡 알 알리 두바이 엑스포 부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아랍에미리트와 한국의 돈독한 관계가 이번 엑스포를 통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2020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나제엡 알 알리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권평오 KOTRA 사장, 술탄 알 샴시 아랍에미리트 외교부 차관보, 전영욱 주두바이 총영사. [사진 KOTRA]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2020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나제엡 알 알리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권평오 KOTRA 사장, 술탄 알 샴시 아랍에미리트 외교부 차관보, 전영욱 주두바이 총영사. [사진 KOTRA]

빈말이 아니었다.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 부지는 규모로 따지면 중국・사우디아라비아・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넓다.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가 주관하는 한국관 부지 규모는 4651㎡다. 홍창표 KOTRA 전시컨벤션실장은 “전체 참가국 192개국을 비교했을 때 한국관 부지는 특대형에 속한다”며 “두바이 엑스포 조직위에서 그만큼 한국을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바이 엑스포 조직위원회는 2500만명이 엑스포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제는 ‘마음의 연결, 새로운 미래의 창조(Connecting Minds, Creating the Future)’다. 4.3㎢에 달하는 엑스포 부지는 기회(Opportunity), 이동성(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 3개 지역으로 나눴다. 한국관은 이동성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관 콘텐트 구성 등을 총괄하고 있는 KOTRA는 ‘스마트 코리아, 한국이 선사하는 무한한 세상’을 주제로 4차 산업혁명과 5G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로 전시장을 채울 예정이다. 중동이나 아프리카 기업이 관심을 가질 만한 첨단 소재 및 부품 기술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과 협업해 콘텐트를 만들 계획이다. 이관석 KOTRA 두바이무역관장은 “비즈니스 포럼 등을 별도로 열어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소개하고 관련 제품이나 기술을 중동 지역에 판매할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020 두바이 엑스포에서 선보일 한국관의 조감도. 사막에 피어나는 꽃을 형상화했다. 시공은 쌍용건설이 맡았다. [사진 KOTRA]

2020 두바이 엑스포에서 선보일 한국관의 조감도. 사막에 피어나는 꽃을 형상화했다. 시공은 쌍용건설이 맡았다. [사진 KOTRA]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 흥행 성적은 부산시가 세 번째 시도하는 세계 엑스포 유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 엑스포 폐막 1년 후 2030년 세계 엑스포 개최지 투표가 열리기 때문이다. 엑스포는 크게 등록(Registered)과 인정(Recognized) 엑스포로 나뉘는데 5년마다 열리는 등록 엑스포는 그동안 한국에서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다. 대전과 여수에서 열렸던 엑스포는 인정 엑스포로 분류된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2020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 기공식에 참석한 한국 및 두바이 관계자들이 공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 듣고 있다. [사진 KOTRA]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2020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 기공식에 참석한 한국 및 두바이 관계자들이 공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 듣고 있다. [사진 KOTRA]

중동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엑스포인 만큼 두바이 정부는 엑스포 성공 개최는 물론이고 이후 경제 성장과의 연계성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엑스포가 끝난 이후엔 제벨알리 일대를 세계적인 기업과 스타트업이 입주하는 산업 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홍해에 접한 제벨알리 항구는 다른 중동 국가나 아프리카로 향하는 대표적인 허브 항구로 꼽힌다. 이날 만난 나제엡 알 알리 두바이 엑스포 부위원장은 “두바이 엑스포 주요 시설은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그대로 남겨 스타트업 입주 시설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엑스포는 중동 지역 향후 정세를 내다볼 수 있는 표지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아랍에미리트 등 주변국과 단교한 카타르를 포함해 이스라엘도 이번 엑스포에 참가한다. 나제엡 알 알리 부위원장은 “두바이 엑스포는 미래 기술을 보여주는 공간이자 서로 다른 문화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권평오 KOTRA 사장이 9일 두바이에서 열린 한국관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KOTRA]

권평오 KOTRA 사장이 9일 두바이에서 열린 한국관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KOTRA]

KOTRA는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 설계, 시공 및 콘텐트 구성 등을 책임지고 있다. KOTRA가 엑스포 한국관을 처음으로 시작한 건 1970년 오사카 엑스포가 처음이다. 권평오 KOTRA 사장을 만나 한국관 건설 등 엑스포 참가 계획에 대해서 물었다. 권 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지낸 중동 지역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두바이 엑스포는 중동·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엑스포다. 어떤 의미가 있나.
“엑스포는 참가국이 지닌 국가 경쟁력을 보여주는 자리다. 경제력, 기술력 그리고 문화적 역량을 뽐낼 수 있는 경연장이다. 이번에 192개국이 참가하는데 엑스포 조직위가 예상하는 방문자가 2500만명이다. 이들에게 한국의 우수성을 선보일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한국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다. 건설, 에너지, 보건의료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경제발전을 함께 할 수 있는 관계다. 2020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의 성공적인 개최는 현재 추진 중인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협조를 유도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관 준비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께서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하시면서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 참가가 결정됐다. 이후 기본 설계가 시작됐고 엑스포 조직위 승인이 끝났다. 한국관 건축 공사와 콘텐트 구성 작업을 거쳐 내년 9월까지는 모든 작업이 완료될 것이다. 이후 시운전 기간 등을 거쳐 내년 10월 20일 엑스포 개막식에 맞춰 한국관을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2020년은 양국 수교 40주년 기념의 해이자 2020 두바이엑스포가 개최되는 해로서 양국 간 교류협력이 전방위에 걸쳐 긴밀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관에 어떤 콘텐트를 담을 건가.
“우선 한국관 자체로 보면 디자인 자체가 혁신적이다. 여기에 한국이 자랑하는 ICT 기술을 통해 관람객이 인공지능(AI), IoT, 5G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한국의 기술력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콘텐트를 담을 예정이다. 아울러 2021년 2월 3일 열리는 한국의 날 행사를 통해 케이팝(K-Pop) 콘서트와 케이 푸트, 뷰티 페스티벌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공연 등도 준비하고 있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글로벌 다양성을 포괄하는 미래지향적인 한국관을 만들 예정이다.”

-엑스포 이후 한국 기업이 노릴 만한 중동 시장이 있나.
“최근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해 중동 국가들은 탈석유 시대를 내다보고 미래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반도체나 조선, 자동화 항만, 신재생에너지, 우주개발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인적교류는 물론이고 무역투자 협력도 지금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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