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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매너도 ‘박항서 매직’ 시즌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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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7일 캄보디아와 4강전 직후 주변을 청소하는 박항서 감독. [사진 베트남축구협회]

7일 캄보디아와 4강전 직후 주변을 청소하는 박항서 감독. [사진 베트남축구협회]

베트남이 동남아시안(SEA)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을 앞두고 뜨겁게 달아오른다. 우승을 통해 명실상부 동남아 축구 최강의 지위를 굳히겠다는 베트남 축구계와 국민 열망도 높다.

오늘 동남아 게임 남자축구 결승 #준결승전 벤치 주변 청소도 화제

박항서(60)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은 10일 필리핀 마닐라의 리살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인도네시아와 결승전을 치른다. 베트남은 1959년 1회 대회에 이어 60년 만의 쾌거에 도전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베트남이 인도네시아에 앞선다. 베트남은 결승에 오르기까지 6경기에서 21득점-5실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무패(5승1무) 질주 중이다. 앞서 조별리그에서 인도네시아에 2-1로 이긴 전력이 있어 심리적으로도 여유가 있다.

자국 공격수 하득찐(8골)과 득점왕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인도네시아 간판 골잡이 오스발도 하이(8골)를 묶는 게 베트남의 유일한 과제다.

여자 축구에서 우승한 베트남 선수단이 관중에게 인사하는 모습. 베트남은 남녀 동반우승을 눈앞에 뒀다. [AP=연합뉴스]

여자 축구에서 우승한 베트남 선수단이 관중에게 인사하는 모습. 베트남은 남녀 동반우승을 눈앞에 뒀다. [AP=연합뉴스]

지난해 베트남이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할 당시 박항서 감독의 여러 미담이 화제가 됐다. ‘미담 제조기’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선수의 발을 직접 마사지하고, 부상 선수에게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양보하는 등 ‘아버지 리더십’으로 베트남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SEA게임에서는 청소에 앞장서는 모습이 화제로 떠올랐다. 베트남이 캄보디아에 4-0 완승을 한 7일 준결승전 당시, 결승행을 확정한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선수단은 벤치와 주변 그라운드의 쓰레기를 치웠다. 박 감독이 먼저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물병을 주워 봉지에 담기 시작했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주변 정리에 합류했다. 베트남 선수단은 벤치 주변을 말끔히 정리한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

베트남 매체 ‘인포넷 베트남’은 “경기가 끝나고 몸과 마음이 피곤한 상태인데도 베트남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벤치 주변을 말끔히 치웠다”며 “경기력뿐만 아니라 매너에서도 챔피언 자격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결승전을 앞두고 베트남은 축제 분위기다. 경기가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행 항공권이 매진되자, 베트남항공이 10일 오전 특별기 6대를 추가로 투입해 자국 팬 1300여명을 실어나르기로 했다. 또 베트남 주요 도시에서도 길거리 응원이 열릴 예정이다.

박항서 감독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이동준 DJ매니지먼트 대표는 9일 “SEA게임 결승전을 하루 앞둔 베트남의 축구 열기는 지난해 스즈키컵 당시를 능가한다”며 “우승할 경우 분위기가 내년 1월로 예정된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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