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들…세계 최대 월동 낙원 다시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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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이 새해 연하장에 등장하는 귀한 겨울 철새인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 물결로 하얗게 뒤덮여 장관을 이루고 있다. 빙애여울은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만 남은 멸종 위기 희귀 겨울 철새인 두루미의 최대 월동지다. 이곳은 군사분계선에서 3㎞ 정도 거리다.

지난 4일 오후 임진강 상류 빙애여울.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된 이곳에는 두루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150여 마리로 가득했다.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직선거리로 1000km 떨어진 시베리아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이곳으로 날아왔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월동지. [사진 이석우씨]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월동지. [사진 이석우씨]

임진강 빙애여울 위치도. [중앙포토]

임진강 빙애여울 위치도. [중앙포토]

두루미·재두루미 150여 마리 월동 위해 귀환  

두루미와 재두루미 무리는 가족 단위 또는 무리 지어 여울 상공을 날거나, 여울에 내려앉아 연신 다슬기를 잡아먹으며 먹이활동 중이다. 강가 율무밭에서 추수 후 떨어진 율무를 먹는 모습도 목격됐다. 율무밭으로 야생 멧돼지 2마리가 나타나자 급히 날아올라 피하는 장면도 보였다.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진귀한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생태다. 통상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호수 및 평평한 논밭 등지에서 월동한다. 이에 반해 임진강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임진강 여울과 주변 산기슭의 율무밭 일대에서 겨울을 나는 게 특징이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월동지 옆 율무밭. [사진 이석우씨]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월동지 옆 율무밭. [사진 이석우씨]

빙애여울엔 지난달 5일 재두루미 세 가족 11마리가 월동을 위해 선발대로 맨 먼저 귀환한 뒤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잇달아 돌아오고 있다. 선발대 재두루미 세 가족은 3∼4마리로 구성돼 있었고, 어린 재두루미도 1마리씩 끼어 있었다. 이달 말까지 빙애여울엔 총 600여 마리의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시베리아에서 넘어올 전망이다.

경남과학기술대 이수동 교수팀의 조사 결과 지난해 1월 빙애여울 일대에서 두루미 299마리와 재두루미 322마리 등 총 600여 마리가 확인됐다. 이는 예년 겨울 두루미와 재두루미 총 300여 마리가 빙애여울을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월동지. [사진 이석우씨]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월동지. [사진 이석우씨]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재두루미와 두루미는 번식지이면서 서식지인 시베리아에서 매년 11월 초순부터 월동을 위해 이곳으로 날아와 이듬해 3월 중순까지 머문다”고 소개했다. 그는 “임진강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강이 얼음장으로 변하는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강가 10∼30㎝ 깊이의 물살이 빠른 여울에서 주로 지낸다”며 “여울에서 다슬기와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살쾡이 등 천적을 피해 잠도 잔다”고 했다.

ASF 확산 방지 위해 당분간 민통선 관광 금지      

임진강 빙애여울 일대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민통선 내로 들어가야 하기에 군부대 초소에서 신분증을 제출하고 신분확인을 거쳐야 한다. 빙애여울을 방문하면 안보관광도 겸할 수 있다. 남방한계선 철책 부근에 있는 태풍전망대는 휴전선 남측 11개 전망대 가운데 북한과 가장 가까이 있다. 북한 최전방 지역을 망원경으로 조망할 수 있다.

빙애여울을 방문하면 이색적인 겨울 생태관광과 자연학습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당분간 볼 수 없다. 지난 10월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해 민통선 일대에 대한 안보 및 생태관광이 전면 금지되고 있어서다.

연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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