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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아파트 입주 대란 발생하나?..내년 2월까지 4개월간 분양물량 93.2%감소

중앙일보

입력

이번 겨울 세종시에서 아파트 입주 대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4290가구 #올해 11월부터 내년 2월, 290가구로 급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이 요인 #지난 9월까지 하락하던 집값도 상승세로 #부동산 전문가, "당분간 입주 대란 우려"

지난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입주 예정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줄어들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세종시 주택시장에 강력한 규제 정책을 시행해왔다. 치솟는 세종시 아파트값을 잡겠다는 게 취지였다. 이 바람에 아파트 공급물량이 부족해졌다. 세종시 아파트값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10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세종시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시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프리랜서 김성태

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4000 가구(93.2%)가 적은 290가구(내년 2월)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부터 내년 1월까지 3개월 동안에는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아예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4개월간 입주 물량은 4290가구였다. 월별 물량은 ^11월 550가구 ^12월 362가구 ^올해 1월 2781가구 ^올해 2월 592가구다. 국토교통부는 3개월 주기로 전국의 입주 예정인 아파트를 시·도 별로 발표한다.

이에 따라 부동산업계에서는 앞으로 세종에서 전세난 등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부동산 중개업을 김영자씨는 “세종시에 대한 각종 부동산 시장 규제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었다”며 “이 상태가 지속하면 당분간 세종시에서 아파트를 사거나 전세 구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주택 시장이 침체하면서 올해 들어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0%, 최근 5년 평균보다는 14.2% 적은 8만2393건이었다. 세종은 지난 10월 매매량이 작년 같은 달(338건)보다 42.3% 많은 481건으로, 증가율이 울산(119.6%) 다음으로 높았다. 5년 평균보다는 56.0% 늘면서 증가율이 전국 최고였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매매량이 최근 5년 같은 기간 평균보다 많은 곳도 세종(11.1%)과 대전(10.7%)뿐이었다. 특히 세종은 올해 들어 매매보다 전·월세 거래 증가율이 더 높았다.
지난 10월까지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17만30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으나 최근 5년 평균보다는 17.6% 늘었다. 세종 증가율은 각각 전국 최고인 43.4%, 87.6%(최근 5년 평균)를 기록했다.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세종2청사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현판 제막식에서 직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세종2청사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현판 제막식에서 직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11월 0.08% 오른 뒤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10월에는 11개월 만에 0.01% 올랐다. 전셋값도 올해 2월 0.51% 상승을 마지막으로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 동안은 계속 내렸다. 하지만 10월 들어서는 0.23% 올랐다.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는 세종시 인구 증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세종시는 최근 정부청사 입주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증가율이 크게 둔화하고 있다. 지난 1일 현재 세종시 인구는 33만 6356명으로, 2012년 7월 출범 당시보다 약 23만명이 늘었다. 사정이 이렇자 세종시는 지난 10월말 세종시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세종시에는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전한 이후 정부 부처 이전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세종시는 국회 분원 설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시가 실질적인 행정수도 역할을 하려면 국회 분원을 꼭 설치해야 한다”며 "정치권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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