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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를 꿈꾸는 사이클 단거리 간판 이혜진

중앙일보

입력

사이클 국가대표 이혜진이 1일 홍콩에서 열린 2019-2020 국제사이클연맹(UCI) 트랙 사이클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경륜 금메달을 따냈다. 이혜진과 엄인영 사이클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 대한자전거연맹]

사이클 국가대표 이혜진이 1일 홍콩에서 열린 2019-2020 국제사이클연맹(UCI) 트랙 사이클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경륜 금메달을 따냈다. 이혜진과 엄인영 사이클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 대한자전거연맹]

사이클 국가대표 이혜진(27·연천군청)이 월드컵 여자 경륜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선수가 월드컵 정상에 오른 건 무려 8년 만이다.

이혜진은 1일 홍콩에서 열린 2019-2020 국제사이클연맹(UCI) 3차 트랙 사이클 월드컵 여자 경륜 결승에서 바소바 리우보프(우크라이나), 고바야시 유카(일본)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라운드에서 규정 위반으로 실격당했던 이혜진은 패자부활전을 거쳐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차지했다.

트랙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2001년 조호성(은퇴)이 포인트레이스에서 최초로 우승했고, 2011년엔 나아름이 여자 선수로는 처음 정상(포인트레이스)에 올랐다. 그러나 단거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건 이혜진이 최초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여자 단체추발(나아름·이주미·강현경·장수지) 동메달에 이어 2개의 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경륜은 333m 트랙 6바퀴, 또는 250m 트랙 8바퀴를 주행해 기록이 아닌 순위를 가리는 단거리 경기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경기 방식(공식 명칭은 게이린)으로 스포츠 베팅을 위해 고안된 종목이다. 선수들은 시속 30~50㎞로 달리는 오토바이에 탄 유도 요원 뒤에서 속도를 올린다. 이후 결승선 700~750m를 앞두고 유도요원이 빠져나가면 경쟁을 시작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혜진은 국내 단거리 최강자다. 이혜진은 성남 태평중 1학년 때 사이클을 시작했다. 집에 자전거도 없었지만 스피드가 좋아 부모의 반대를 무릎쓰고 사이클 선수가 됐다.18살이었던 2010년엔 한국인 최초로 세계주니어선수권 우승(스프린트, 500m 독주)을 차지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아시안게임에 3번 출전해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지난 시즌엔 국제대회에 많이 참가하지 않아 UCI 게이린 랭킹 11위였지만, 올시즌엔 1차 대회 은메달, 3차 대회 금메달에 힘입어 2위까지 올라섰다.

이미 여러 번 '최초' 타이틀을 획득한 이혜진에겐 아직 남아 있는 꿈이 있다. 한국인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한국은 아시아에선 사이클 강호로 꼽히지만, 세계무대에선 비주류다. 조호성이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4위(포인트레이스)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경륜 은메달을 따낸 이혜진(왼쪽). 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경륜 은메달을 따낸 이혜진(왼쪽). 김성룡 기자

한 차례 아픔도 겪었다. 이혜진은 2012 런던 올림픽에 이어 2016 리우올림픽에도 출전했다. 당시 랭킹 4위였던 이혜진은 메달 후보로도 꼽혔다. 한국 경륜 사상 처음으로 준결승에 오른 이혜진은 앞에서 달리던 콜롬비아 선수가 넘어지면서 리듬을 잃었다. 결국 6명이 진출하는 결승에 오르지 못했고, 순위결정전에서 8위를 차지했다. 이혜진은 내년 열리는 도쿄올림픽만을 기다리며 페달을 밟았다.

도쿄올림픽 경륜과 스프린트에는 3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팀 스프린트 상위국가 선수와 랭킹 상위권 선수들에게 도쿄행 티켓이 주어진다. 이혜진을 비롯한 사이클 대표팀은 월드컵 4, 5차 대회(뉴질랜드, 호주)에 출전해 올림픽 출전권 사냥에 나선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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