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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KLPGA 동생이…자존심은 LPGA 언니가 챙겼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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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승리한 KLPG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 브라보앤뉴]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승리한 KLPG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 브라보앤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1일 경북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챔피언스 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언니 뻘인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를 15-9로 꺾었다. 그러나 양 투어 에이스들이 겨룬 중요한 경기에서는 LPGA 언니들이 이겼다.

제 5회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KLPGA가 15-9 큰 차이로 승리

지난 2015년부터 올해로 5회째 맞은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은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계) 선수들과 KLPGA 투어 선수들 간의 친선 이벤트 경기다. KLPGA는 2017년 이후 2년 만에 우승하고 역대 전적 2승 3패로 따라붙었다.

12명이 1대1 싱글 매치플레이를 펼친 최종일 LPGA의 올해의 선수 고진영(24)과 KLPGA 대상 최혜진(20)의 마지막 조 대결에 가장 많은 갤러리가 따라붙었다. 고진영은 최혜진과 대결을 앞두고 “발목이 아직 아프다. 경기를 빨리 끝내고 쉬고 싶다”고 했고, 최혜진은 “열심히 해보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승부는 비교적 싱겁게 끝났다. 고진영이 2~4번 홀 3연속 버디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결국 3홀 남기고 5홀 차 낙승을 거뒀다. 고진영은 “많은 사람이 기대했던 매치였던 만큼 더 집중하려 노력했다. 혜진이의 경기가 잘 안 됐던 것 같다. 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LPGA 투어의 올해 신인왕 이정은6(23)은 KLPGA의 신인왕 조아연(19)과 경기했다. 이정은6도 과거 국가대표 시절 룸메이트였던 조아연을 상대로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4번 홀(파5) 버디로 먼저 앞서간 이정은6은 경기 내내 리드를 지키면서 조아연에게 4홀 남기고 5홀 차 승리를 거뒀다. 앞서 전날 신지은(27)과 짝을 이뤄 나선 2인1조 포섬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뒀던 이정은6은 LPGA팀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KLPGA에서 뛰는 동생들의 컨디션이 더 좋았다. LPGA팀 선수들은 시즌 최종전을 치르자마자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와 곧장 대회를 치러야 했다. 피곤한 데다 시차 적응할 시간도 모자랐다. 상금랭킹 2위 김세영과 박성현이 빠졌다.

그렇더라도 LPGA에서 뛰는 세계랭킹이 높은 선수들이었다. 허미정(30), 김효주(24), 대니얼 강(27·미국) 등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했다. 그런데도 KLPGA는 대회 내내 리드했고, 최종일 싱글 매치플레이에서도 7승 1무 4패로 앞서며 압승했다. 평균 연령 23.07세의 KLPGA ‘동생’들이 26.85세의 LPGA ‘언니’들을 누른 셈이 됐다.

올 시즌 KLPGA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1위(262.52야드)를 기록한 장타자 김아림(24)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전 전승을 거둬 이 대회에서만 6전 전승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KLPGA팀 MVP를 받은 김아림은 “난 날았다. 모든 게 잘 됐다. 끝나고 동료들에게 밥 사겠다”며 웃었다. 또 올 시즌 KLPGA 3승을 거둔 임희정(19)도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3전 전승을 거둬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회 호스트인 박인비(31)는 “든든한 후배들을 보면서 한국 여자 골프가 더 자랑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경주=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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