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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브리지 테러 희생자, '약자 편에 섰던' 케임브리지 출신 활동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런던브리지 흉기 테러로 숨진 희생자 중 한 명인 잭 머리트. 케임브리지대가 운영하는 재소자 재활 프로그램 진행 책임자다. [트위터 캡처]

런던브리지 흉기 테러로 숨진 희생자 중 한 명인 잭 머리트. 케임브리지대가 운영하는 재소자 재활 프로그램 진행 책임자다. [트위터 캡처]

 영국 런던브리지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로 숨진 희생자 2명 중 한 명이 25살 잭 머리트로, 케임브리지대 출신 사회활동가라고 경찰이 밝혔다. 머리트는 케임브리지대가 운영하는 재소자 재활 프로그램인 ‘러닝 투게더'의 과정 진행 책임자다. 그의 아버지는 트위터에 “머리트는 항상 약자의 편에 섰던 아름다운 영혼"이라고 적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전사 중 한 명에 의해 수행됐다며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범인은 28살 우스만 칸…테러로 복역 전력 #가석방 중 재소자 재활 행사서 흉기 휘둘러 #희생자 父 "세상 바꾸려던 아름다운 영혼" #극단주의 IS "우리 전사가 수행" 배후 자처

 런던 경찰청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오후 2시쯤 런던브리지에서 칼부림을 벌인 용의자가 잉글랜드 중부 스태퍼드셔에 사는 우스만 칸(28)이라고 밝혔다. BBC 등에 따르면 칸은 2012년 테러 혐의로 기소돼 수감 생활을 하다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조건으로 지난해 12월 가석방됐다.

런던브리지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이 놓여 있다. [AFP=연합뉴스]

런던브리지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이 놓여 있다. [AFP=연합뉴스]

 칸은 런던브리지 북단에 있는 피시몽거스홀에서 케임브리지 대학이 주최한 출소자 재활 행사에 참석했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건물 안에서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고, 런던브리지로 나왔다가 시민들에게 제압된 후 경찰이 쏜 총을 맞고 숨졌다. 칸은 범행 당시 가짜 폭탄 장치를 두르고 있었다.

 칸이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와 연관돼 복역했었다고 영국 PA통신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IS는 이번 테러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그룹을 상대로 싸워온 국가들을 겨냥하라는 IS의 지시에 따른 응답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IS는 이번 테러의 배후라 자신들이라는 주장의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경찰은 칸이 테러를 저지른 배경을 조사 중이다.

경찰이 런던브리지를 봉쇄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경찰이 런던브리지를 봉쇄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테러로 머리트와 아직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여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BBC에 따르면 머리트는 2016년 맨체스터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케임브리지대로 옮겨 수학하며 ‘러닝 투게더'를 운영하는 형사 학과에서 일했다. 러닝 투게더는 학생과 수감자에게 함께 공부할 기회를 제공해 재범 가능성을 낮추는 프로젝트다. 케임브리지대에서는 머리트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머리트의 친구인 에밀리 후퍼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이라고 했고, 데이지 낙은 “이 세상을 위해 너무나 좋았던 사람이다. 그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법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일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추모했다.

 한편 네덜란드 헤이트 쇼핑가에서도 같은 날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을 나온 청소년 세 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35살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테러 혐의점이 없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시민들이 런던브리지 보도에서 테러범을 제압했고, 한 남성은 흉기를 빼앗기도 했다. 보리스 존슨은 "영국이 어떤 나라인지 가장 잘 보여준 시민들"이라며 경의를 표했다. [AP=연합뉴스]

시민들이 런던브리지 보도에서 테러범을 제압했고, 한 남성은 흉기를 빼앗기도 했다. 보리스 존슨은 "영국이 어떤 나라인지 가장 잘 보여준 시민들"이라며 경의를 표했다. [AP=연합뉴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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