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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아들 얼굴도 구별 못하는 스마트폰 생체인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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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3호 01면

[SPECIAL REPORT] 스마트폰 보안 불안불안

지난 20일 비자(Visa) 신용카드를 국내에 서비스하는 비자코리아는 만 18세 이상 신용카드 소유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생체인증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서 국내 신용카드 사용자들은 보안성·편의성을 강화한 생체인증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응답자들은 비밀번호나 일회성비밀번호(OTP) 같은 기존 인증 방식보다 홍채인식(89%), 지문인식(88%), 정맥인식(80%) 순으로 생체인증 방식이 안전하다고 답했다. 심지어 생체인증을 위해서라면 주거래 은행이나 결제기관까지 바꿀 의향이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인식과 달리 최근 삼성전자·애플·구글의 최신 스마트폰의 생체인증에서 잇단 오류가 발생해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졌다. 싸구려 실리콘 케이스에 스마트폰 잠금이 풀리는가 하면 아버지를 닮은 아들을 사용자로 잘못 인식하기도 했다. 정보통신기술 전문가들이 ‘21세기 세계 10대 기술’로 꼽는 생체인식이지만 안전성을 맹신해선 곤란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생체인식에서 보안성과 편의성은 양립하기 어려운 관계이기 때문이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편의성을 중시하면 보안성이 떨어지고, 보안성을 높이면 편의성이 제약되기 일쑤다. 기업들이 생체인식 보안 오류 원인을 속시원하게 밝히지 못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한건희 연세대 교수는 “지문·얼굴·홍채·정맥인식 등 현존하는 생체인식 기술 어느 것도 완벽하지 않다”며 소비자 주의를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완 기술 탑재, 생체정보 보호 가이드라인 준용 등을 안전성 우려를 덜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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