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10개 차종 중 7개가 경차와 준중형차였다. 대형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큰 차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신차 시장과 달리 중고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작은 차가 앞서 달리고 있다.
스파크, 올 뉴 모닝, 아반떼 등 #상반기 판매 톱10 중 7개 차지
중고차 직영 거래 업체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 10개 중 7개가 경차와 준중형차였다. 경차는 한국GM 스파크(사진)·더 넥스트 스파크, 기아차 올 뉴 모닝·더 뉴 모닝·레이 등 5종이, 준중형차는 현대차 아반떼AD와 기아차 K3가 주인공이었다. 작은 차는 중고차 차량 등록대수에서도 큰 차를 앞섰다. SK엔카닷컴이 발표하는 중고차 등록대수(상위 20개 차종) 집계 결과 지난 11월 경차와 준중형차는 3929대가 등록돼 전체의 33.5%를 차지했다. 그랜저HG(1203대)의 인기에도 대형 세단의 전체 등록대수는 2614대(22.3%)에 그쳤다.
작은 차의 질주는 2030세대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첫 차를 중고차로 택하게 마련인 2030세대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경차와 준중형차를 선호했다. 케이카에 따르면 20대는 현대차 아반떼AD를, 30대는 한국GM 스파크를 가장 많이 구매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2030세대가 ‘큰 손’이다. 이들이 중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45.2%)에 가까웠다. 지난해 같은 기간(44.1%)보다 1.1%포인트 증가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의 합리적 소비 선호가 중고차, 그중에서도 작은 차 구매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차는 잔존가치도 높다. 신차 시장에서 경차나 준중형차 선호도가 낮은 것과 달리 중고차 시장에서는 높기 때문이다. SK엔카닷컴에 따르면 경차와 준중형차의 잔존가치는 평균 65% 수준으로 59% 수준인 중형 세단보다 높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신차 시장에서 경차나 준중형차 판매는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만큼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불황과 합리적 소비 추세가 만나 높아진 작은 차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