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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 엄마, 지체장애 외삼촌···생계도 성적도 챙긴 21살 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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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천문화재단이 제정, 시상하는 제21회 심청효행대상 수상자. 도지나(21, 왼쪽)씨는 심청효행상 부문 대상, 김지현(39)씨는 다문화효부상 부문 대상을 각각 받았다. [가천문화재단]

가천문화재단이 제정, 시상하는 제21회 심청효행대상 수상자. 도지나(21, 왼쪽)씨는 심청효행상 부문 대상, 김지현(39)씨는 다문화효부상 부문 대상을 각각 받았다. [가천문화재단]

도지나(21·경기도 수원여대3)씨의 어머니는 2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두 다리와 왼손이 마비됐다. 도씨의 집에는 고령의 외할머니, 다운증후군으로 정신지체장애 1급인 외삼촌도 함께 지내고 있다. 가족 모두를 돌보고 생계까지 책임져야 상황이라, 도씨는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고 밤에는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는 주경야독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줄곧 성적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다.

가천문화재단, 1999년 심청효행대상 제정 #제21회 수상자 15명 선정. 시상식 9일 열려

2004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와 결혼한 김지현(39·경북 성주)씨는 결혼 5년만인 2009년 남편과 사별했다. 남편 없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댁의 참외농사를 도맡아 지으며 시부모와 두 자녀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중학생인 큰 아들은 학업 성적이 우수한 모범생으로, 학교에서 "어머니의 올바른 가정교육이 아이의 바른 품성에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두 사람은 다음달 9일 인천의 가천대 의대 통합강의실에서 심청효행대상을 받는다. 심청효행대상은 가천문화재단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이 1999년 인천 옹진군에 심청 동상을 제작해 기증한 것을 계기로 제정됐다. 서류 심사와 현지 실사를 거쳐 참된 효심을 가진 '현대판 효녀 심청'을 선정한다.

올해는 도씨와 김씨를 포함해 15명이 뽑혔다. 대상엔 상금 1000만원, 본상 500만원, 특별상 300만원을 각각 지급한다. 이와 별도로 수상자에게 100만원 상당의 무료 종합건강검진권 2장씩 제공한다.

심청효행대상은 심청효행상, 다문화효부상, 다문화도우미상 등 세 부문으로 나뉜다. 심청효행상 부문 대상 수상자는 도지나씨다. 본상 수상자로는 임예슬(18·대전 동작고2), 채유정(23·이화여대3)씨가 선정됐다.

특별상은 유지혜(21·서울 중앙대2), 윤채영(17·휘봉고2), 이현화(16·충북 제천제일고1), 서연진(17·전북 전북기계공고2), 최나연(11·부산 중현초5), 최민경(16·인천 신명여고1)양 등 6명이 받는다.

다문화효부상 부문 대상은 김지현씨에게 돌아갔다. 본상은 민하영(41·경기 수원), 유선아(32·전남 목포)씨가 받는다.

다문화도우미상 부문은 자이언국제다문화대안학교가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단체는 경기도 안산 다문화 가정 자녀를 돌보는 곳으로,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적합한 교과목과 교육방법을 연구하고 교육 체계를 마련했다. 자원봉사자와 학부모가 직접 교사가 돼 지도하고 있다. 현재 14개국에서 온 25명의 외국인 아이들과 70여명의 다문화가정 자녀가 이곳에서 교육받고 있다. 본상 수상자는 사단법인 착한벗들, 수원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뽑혔다.

수상자들에게는 상금뿐 아니라 가천대길병원 입원진료비가 평생 감액되고, 수상자를 배출한 학교에는 교육기자재와 홍보비 등이 별도로 지원된다. 또 수상자와 가족에게 공연관람 등 가족여행 혜택도 제공한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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