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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이 우주로 날아간 이유…아디다스, 무중력 인체공학 실험

중앙일보

입력

아디다스, 국제우주정거장서 제품 테스트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신발·축구공 등 자사 제품을 우주로 보낸다. 우주에서 신기술을 연구개발(R&D)하고 소재·성능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아디다스는 26일 “미국 국립우주과학발전센터(CASIS)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ASIS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미국국립연구소를 관리하는 미국 국립연구기관이다.

미국 국립우주과학발전센터와 아디다스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사진 아디다스]

미국 국립우주과학발전센터와 아디다스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사진 아디다스]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양사는 지구 상공 저궤도에서 지구를 공전하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스포츠 선수를 위한 인체공학 기술과 디자인을 개발한다.

이들이 우주서 가장 먼저 실험하는 건 아디다스가 2013년 개발한 부스트 기술(boost technology)이다. 아디다스가 2013년 독일계 화학회사 바스프와 공동으로 개발한 부스트 기술은 신발이 노면에서 충격을 받을 때, 충격을 에너지로 변환하고 동시에 신발을 착용한 사용자에게 푹신한 느낌을 강화하는 기술이다.

우주 기술로 운동화 기술 혁신

지구(왼쪽)와 우주(오른쪽)에서 각각 동일한 실험을 진행 중인 아디다스 러닝화. [유튜브 캡쳐]

지구(왼쪽)와 우주(오른쪽)에서 각각 동일한 실험을 진행 중인 아디다스 러닝화. [유튜브 캡쳐]

아디다스는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엘라스토머(TPU)라는 화학소재를 수천 개의 작은 캡슐 형태로 변환한 신소재(부스트팰릿)를 개발했다. 부스트팰릿을 적용한 신발 밑창(부스트미드솔)은 노면 충격을 흡수하고 반발력을 높여지면 반대방향으로 에너지를 발산해 발의 움직임을 돕는다.

아디다스는 CASIS와 함께 부스트 기술을 우주 극한 환경에서 실험한다. 이르면 내년부터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근무하는 우주비행사가 아디다스의 부스트 기술을 적용한 러닝화(아디다스 에너지부스트)에 적용한 소재(부스트펠릿)를 실험한다. 아디다스는 “운동화 성능·착용감을 개선하기 위한 실험”이라며 “이번 실험을 통해 제품의 성능·안정성 개선 방안을 확인하고 신제품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실험 용도로 아디다스가 우주로 보낸 아디다스의 신소재 부스트팰릿. [사진 아디다스]

우주실험 용도로 아디다스가 우주로 보낸 아디다스의 신소재 부스트팰릿. [사진 아디다스]

장기적으로 양사는 인간의 운동 수행능력 연구를 실행한다. 공간의 제약이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비행사는 신체 강화 훈련을 하는데, 훈련하는 우주비행사의 신체 변화를 관찰하며 운동선수의 운동능력을 향상하는 방안을 연구한다.

또 우주에서 물질의 활용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도 실험 대상 중 하나다. 아디다스는 해당 실험의 결과를 수집하면, 폐기물로 신발·의류를 생산하는 순환식 제조 공정(loop creation process)에 적용할 계획이다.

아디다스 제품이 실험을 진행하게 될 국제우주정거장. [유튜브 캡쳐]

아디다스 제품이 실험을 진행하게 될 국제우주정거장. [유튜브 캡쳐]

우주서 축구공 테스트…소재·디자인 개선

우주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아디다스 축구공. [사진 아디다스]

우주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아디다스 축구공. [사진 아디다스]

아디다스는 올해 초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우주탐사업체(스페이스X)와 공동으로 아디다스 축구공을 우주로 쏘아 올린 적이 있다. 축구공의 공기역학을 연구하고 패널 디자인과 소재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축구공 패널이란 축구공 겉면을 감싸고 있는 조각을 지칭하는 용어다. 통상 4~48개의 패널을 접착하거나 봉제해서 축구공을 만든다.

크리스틴 크레츠 국제우주정거장 미국국립연구소 프로그램·파트너십부문장(부사장)은 “우주 환경에서는 특정 변수를 통제하면 지구에서 할 수 없는 실험을 수행할 수 있다”며 “예컨대 무중력 환경에서 기류나 외부 변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제자리에서 계속 회전하는 축구공을 관찰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아디다스는 연초 스페이스X와 공동으로 아디다스 축구공을 우주로 쏘아올렸다. [사진 아디다스]

아디다스는 연초 스페이스X와 공동으로 아디다스 축구공을 우주로 쏘아올렸다. [사진 아디다스]

스페이스X 우주 화물 수송 임무(CRS-18)에서 아디다스는 또한 신소재(부스트팰릿)를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미국국립연구소 연구원들에게 전달했다. 우주비행사가 무중력 상태에서 입자가 제각각인 소재(부스트미드솔)를 제작하는 실험을 하기 위해서다. 아디다스는 “운동화의 기능성에 대해서 과학자가 개발했던 이론을 테스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제임스 칸즈 아디다스 브랜드전략부문장(부사장)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연구하는 CASIS와 우주에서 협업하면서 혁신적인 디자인과 인체공학 기술을 개발하고 스포츠 제품의 기능성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아디다스 국제우주정거장 내셔널랩 프로젝트. [사진 아디다스]

아디다스 국제우주정거장 내셔널랩 프로젝트. [사진 아디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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