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청와대 앞 단식농성이 7일째에 접어들면서, 주요 정치인들이 황 대표를 찾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물론이고 여권의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방명록’에 이름을 올렸다.
바른미래당의 비당권파 모임인 변혁(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의 유승민 의원은 아직 아니다. 같은 당은 아니지만 보수 통합 논의의 파트너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유 의원도 최근 황 대표를 방문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고 한다. 한 변혁 의원은 2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황 대표에게 찾아가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더니 유 대표도 ‘생각해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유 의원도 위로 및 격려 차원의 농성장 방문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단식 기간과 국회 일정 등을 감안해, 유 의원이 이르면 26일 황 대표의 단식 현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유 의원이 황 대표의 농성장을 찾더라도 덜 주목받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시간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혁 측은 한국당과의 보수통합 논의가 정체된 상태에서, 유 의원이 농성장을 방문하면 확대해석이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둘 사이는 최근 껄끄러운 편인데, 황 대표가 원유철 의원을 통합추진단장으로 내정한 걸 두고 유 의원 측은 “원 의원을 원한 적 없다”며 비판적 입장을 내놓은 일이 있다. 또 황 대표와 유 의원이 한 차례 통화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데 대해 변혁 측에선 “황 대표 측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었다. 이런 가운데 변혁은 연내 신당 창당을 목표로 다음 달 8일 중앙당 발기인 대회를 열 예정이다.
유 의원이 황 대표의 농성장을 찾으면 당권파와 비당권파를 통틀어 바른미래당에서는 첫 방문이 된다. 앞서 황 대표의 단식 농성장에는 청와대와 여‧야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모습을 보였다. 20일과 22일에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황 대표를 찾아 “단식을 풀어달라”고 청했다. 24일에는 이낙연 총리가 “충정을 잘 이해한다”며 단식 만류의 뜻을 전했고, 25일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농성장을 방문했다. 정홍원·이완구 전 총리,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도 현장을 찾았다. 22일에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황 대표와 만났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