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봉고 전기차 나와라"…중국 전기트럭 한국시장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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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상용차가 만든 전기트럭 E200. 볼보자동차의 주행거리 연장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 지리자동차 홈페이지]

지리상용차가 만든 전기트럭 E200. 볼보자동차의 주행거리 연장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 지리자동차 홈페이지]

중국산 전기자동차가 한국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기술이 뒤진 내연기관 자동차 대신 일찍이 신(新)에너지(친환경차) 육성 정책을 펼쳐온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생산국가다. 하지만 올해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줄이고, 미·중 무역전쟁까지 겹치면서 중국산 전기차 판매는 급속히 줄어드는 추세다. 중국산 전기차의 한국시장 도전은 이런 배경이란 게 자동차 업계의 분석이다.

스웨덴 고급차 브랜드 볼보의 소유주로 유명한 중국 지리(Geely·吉利) 자동차가 한국시장에 중·소형 전기트럭을 선보인다. 지리 지주그룹 자회사인 저장지리신에너지상용차그룹(지리상용차)은 25일 중국 항저우(杭州) 지리자동차 본사에서 ㈜아이티엔지니어링,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전략적 협력사업 협약식을 갖고 전기상용차 개발과 한국을 포함한 해외시장 진출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5일 중국 항저우 지리 상용차 본사에서 열린 '한국형 전기상용차의 개발 및 한국을 포함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협력 체결식'에서 유재진 ㈜포스코인터내셔널 상무, 린샤오후 길리상용차그룹 부사장, 김석주 ㈜아이티엔지니어링 대표(왼쪽부터)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인터내셔널·큐로그룹]

25일 중국 항저우 지리 상용차 본사에서 열린 '한국형 전기상용차의 개발 및 한국을 포함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협력 체결식'에서 유재진 ㈜포스코인터내셔널 상무, 린샤오후 길리상용차그룹 부사장, 김석주 ㈜아이티엔지니어링 대표(왼쪽부터)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인터내셔널·큐로그룹]

지리상용차가 한국시장에 들여오는 전기트럭은 1t·2.5t 등 중·소형 상용차 e200시리즈를 기반으로 국내 충전방식과 법규 등에 맞게 새로 개발할 예정이다. 아이티엔지니어링은 한국시장 최적화 작업과 판매·서비스·출고를 담당하며 애프터세일즈 업무도 맡을 예정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리상용차 수입 및 해외시장 공동개발 업무를 맡기로 했다.

저우젠췬(周建群) 지리상용차 총경리(대표)는 “중·소형 전기트럭의 한국 진출은 지리상용차의 첫 해외 프로젝트로 그룹에서 관심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김석주 아이티엔지니어링 대표도 “지난해 말 3사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정기적으로 협의해 이번 협약을 추진해 왔다”며 “그룹 계열사인 큐로모터스를 통해 전국 판매망과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개인 고객은 물론 택배회사·물류회사·관공서 등 법인고객 대상으로 고품질의 차별화된 전기트럭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포터2와 봉고3는 국내 1t 트럭 시장의 최강자다. 올해말 전기차 모델이 출시되면 중국 중소형 전기트럭과 경쟁하게 된다. 사진은 현대차 포터2 2020년형 모델.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의 포터2와 봉고3는 국내 1t 트럭 시장의 최강자다. 올해말 전기차 모델이 출시되면 중국 중소형 전기트럭과 경쟁하게 된다. 사진은 현대차 포터2 2020년형 모델. [사진 현대자동차]

국내 중·소형 화물트럭 시장 규모는 1t트럭이 연간 14만대 2.5~3.5t은 연간 9000대 규모다. 1t트럭의 경우 현대차의 포터2, 기아차의 봉고3가 시장을 모두 차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말 포터 전기차를 내년 초 봉고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인데, 보조금을 받을 경우 1000만원대 중반에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주행거리는 1회 충전에 200㎞ 가량 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화물트럭 시장의 경우 자영업자나 차량비용을 줄여야 하는 물류업체들이 주 고객이어서 결국 가격경쟁력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면 전기차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중국 전기차, 한국에서 먹힐까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인 중국은 정부의 보조금 축소로 최근 3개월 연속 판매가 감소했다.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인 비야디(BYD)는 자금난으로 100억 위안(약 1조673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BYD 외에도 니오가 직원 10% 감원에 나서는 등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중국판 테슬라’로 유명했던 ‘패러데이 퓨처’ 창업자 자웨팅(賈躍亭)은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고 미국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 BYD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와 경기 하락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사진은 충전 중인 BYD의 전기차. [사진 BYD]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 BYD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와 경기 하락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사진은 충전 중인 BYD의 전기차. [사진 BYD]

시장 확대가 절실한 중국 전기차 업체로선 물류비용이 적게 들고 전기차 수요가 늘고 있는 한국시장 진출이 대안이 될 수 있단 얘기다. 상용차 외에도 중국 베이징자동차(北京汽車)는 내년 한국시장에 중형세단 EU5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5, 소형 SUV EX3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퓨처모빌리티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명신과 함께 옛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해 전기차 M-바이트를 위탁 생산할 예정이다. 아예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판매하겠단 전략이다.

하지만 중국산 자동차가 한국에서 성공한 전례가 없어 시장 진입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상용차의 경우 안전이나 편의사양보단 가격경쟁력이 중요하단 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비교적 높게 점쳐지는 편이다. 이미 전기버스 시장에선 BYD·하이거 등 중국 업체가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지혁 아이티엔지니어링 부사장은 “2.5t 전기 트럭은 중국 현지에서 올 상반기 8000여대가 판매됐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내년 상반기 국내 인증을 신청할 것"이라며 “시장 규모가 큰 1t트럭의 경우, 안전성을 보완하고 충전방식도 국내에 맞게 완성도를 높인 뒤 내후년 상반기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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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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