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닷새째인 24일 철도 운행률이 평소의 4분의 3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수험생과 승객들이 불편이 이어졌다. 전날부터 노사가 집중 교섭을 벌이면서 조기 타결도 기대되고 있다.
24일 한국철도에 따르면 이날 운행하는 열차는 전체(2747대)의 75.7%(2079대) 수준이다. KTX는 평소 327대에서 104대가 줄어 223대(68.2%)가 운행 중이다. 일반열차(새마을호·무궁화호·ITX새마을호 등)는 425대 가운데 61.4%(261대), 수도권 전철은 1877대 중 1544대(82.3%)가 운행하고 있다. 화물열차는 평소 118대에서 51대로 줄면서 운행률이 43.2%에 그쳤다.
24일 운행률 74.9%, KTX는 평소대비 68.9% #열차 관광객도 평소보다 크게 줄어 #노사, 23일 오후 7시부터 본교섭·실무교섭 진행
파업이 닷새째로 들어서면서 일부 열차의 운행이 절반까지 줄면서 불편이 계속됐지만, 파업 소식이 미리 알려진 데다 주요 대학 수시면접과 논술고사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표를 예매한 탓에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서울역을 찾은 승객들은 인터넷과 모바일 등으로 표를 미리 예매한 경우가 많았다. 대합실 의자에는 빈자리가 많았고 매표소와 승차권 발매기 앞도 평소 주말보다는 다소 한산했다.
한국철도 직원은 “보통 일요일 오전은 평일보다 한산하지만, 어제(23일)와 오늘은 수험생과 학부모가 많이 나왔다”며 “철도파업이 며칠째 계속되다 보니 자가용이나 버스 등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역도 사정은 비슷했다. 오전 6~7시쯤에는 수험생과 학부모 등으로 대합실이 붐볐지만 오전 11시를 전후해서는 승객이 평소 주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파업으로 열차 운행이 줄자 서둘러 상경하거나 전날 서둘러 올라간 승객이 많아서였다.
이날 오후 3시쯤 대전역에서 만난 60대 부부는 “수서로 가는 SRT를 타려고 나왔는데 입석까지 모두 팔렸다”며 “다음 열차를 타려면 1시간 20분을 기다리라는데 그마저도 입석”이라고 말했다.
한국철도 노사와 노조는 파업 나흘째인 지난 23일 오후 7시부터 서울역 인근 서울본부에서 교섭을 재개했다. 한국철도 사장과 철도노조 위원장이 참석해 본교섭을 진행한 뒤 곧바로 실무교섭에 들어다. 실무교섭은 24일 오전 3시까지 이어졌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노사는 오전 9시부터 다시 교섭을 시작했다.
노사는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4조 2교대 근무에 따른 인력 4000명 충원, 총 인건비 정상화(임금 4% 인상),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 및 자회사 처우 개선 KTX·SRT 연내 통합 등 4가지 방안을 놓고 이견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상수 철도노조 위원장은 전날 열린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정부가 철도파업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협의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우선 노사교섭을 속개하겠다”고 말했다.
열차 운행이 줄어들면서 주말을 이용해 나들이에 나서려던 관광객도 크게 줄었다고 한다. 이날 오후 대전역 관광안내소에서 만난 직원은 “대합실 승객은 평소 주말보다 조금 적은 수준이지만 철도관광객은 20~30%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전역에서 출발하는 시티투어 이용객도 평소 주말보다 많이 감소했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지난 20일 철도노조의 파업 이후에도 물밑 교섭을 계속 진행해왔다”며 “승객들은 열차를 확인한 뒤 운행 중지 열차 승차권 예매고객은 다른 열차로 바꾸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달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전국종합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