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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미세먼지 32% 중국서 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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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중국·일본 동북아 세 나라가 서로 미세먼지를 얼마나 주고받는지에 대한 3국 연구팀의 공동 연구 결과가 처음 공개됐다. 특히, 한국 하늘을 오염시키는 초미세먼지 가운데 32%는 중국에서 날아왔고, 국내 발생은 51%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중·일 공동연구 결과 첫 공개 #중국 “서울 대기에 23%만 영향” #전문가 “고농도 땐 70% 중국발”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20일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연구한 ‘동북아시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 공동연구 요약보고서’를 공개했다. 한·중·일 3국 과학자들은 2000년부터 단계적으로 황산화물·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연구를 추진했고, 4단계 연구 기간인 2013~2017년에는 초미세먼지(PM2.5)에 대한 연구까지 추가해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한·중·일 3국의 초미세먼지(PM2.5) 상호 기여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중·일 3국의 초미세먼지(PM2.5) 상호 기여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연구팀은 한·중·일 3국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가 어디서, 얼마나 오는지를 분석했다. 2017년 기준으로 중국 6개 도시(베이징·톈진·상하이·칭다오·선양·다롄), 한국 3개 도시(서울·대전·부산), 일본 3개 도시(도쿄·오사카·후쿠오카)의 연평균 농도를 기준으로 각국의 자체 기여도(각국 초미세먼지 농도 중 각국 내 발생이 차지하는 비중)와 국외 배출원의 영향을 계산했다. 여러 나라를 거쳐서 도착하는 오염물질의 경우 최초 발생국의 영향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한국의 경우 51%는 자체 발생, 32%는 중국, 2%는 일본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한·중·일의 영향으로 분류되지 않은 나머지 15%는 북한·몽골·러시아 등 다른 나라의 영향으로 풀이됐다. 중국은 자체 발생이 91%, 한국 영향이 2%, 일본 영향이 1%였다. 일본은 자체 발생이 55%, 중국 영향이 25%, 한국 영향이 8%였다.

이번 연구는 ‘연평균’을 기준으로 산출됐으며, 지난 3월과 같은 고농도 시기에 특정 국가의 기여도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분석하지는 않았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국내 자체 계산으로는 지난 3월 고농도 시기 초미세먼지 중 국외 기여율은 약 80%, 그중 약 70%는 중국 기여율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월 11~15일 고농도 시기의 전국 초미세먼지 중 국외 기여율은 69%~82%였다.

이번 보고서는 당초 지난해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최신 측정치를 반영하자는 중국 측 요구로 연기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23~24일 일본 기타큐슈에서 열리는 한·중·일 환경 장관회의 전에 보고서를 발간하기로 한·중 양국이 합의했고, 이번에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원장은 “한·중·일 3국의 연구진이 공동으로 연구를 추진하고, 3국 정부가 연구결과를 함께 검토해 발간하는 최초 보고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연구에 직접 참여한 건국대 신기술융합학과 우정헌 교수도 “공동 해결 방안을 마련하려면 과학적 공감대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보고서는 그런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분석에서 각국은 동일한 측정치를 사용했으나, 기여율 분석(모델링)은 각국이 따로 진행함에 따라 국가별 결과는 차이를 보였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에 중국발 오염물질이 미치는 영향을 한국과 일본은 39%로 계산했지만, 중국은 23%로 분석했다. 일본 도쿄에 대한 중국의 영향을 한국과 중국은 각각 14%, 16%로 계산했지만, 일본은 30%로 높게 잡았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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