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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 구경 간 한국인 2명, 이공대 갇혀 韓영사관에 SO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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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온종일 홍콩 구룡반도 일대에서 시민과 시위대가 경찰에 포위된 이공대 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한 시위를 펼쳤다. [AP=연합뉴스]

18일 온종일 홍콩 구룡반도 일대에서 시민과 시위대가 경찰에 포위된 이공대 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한 시위를 펼쳤다. [AP=연합뉴스]

홍콩 시위대 마지막 보루인 홍콩이공대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이를 구경하러 갔다가 교내에 갇혀 밤을 새운 후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홍콩 교민사회에 따르면 관광객인 30대 남성 1명과 20대 여성 1명은 지난 17일 시위대와 경찰의 격전이 벌어진 이공대 안에 들어갔다.

이공대에서는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진압에 나선 홍콩 경찰에 맞서 시위대가 화염병과 돌을 던지는 등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이들은 이를 구경하기 위해 이공대에 갔다고 한다. 이공대는 홍콩 최대 관광 지역인 침사추이 바로 옆에 있다.

그런데 홍콩 경찰이 17일 오후부터 이공대를 전면 봉쇄한 채 강도 높은 진압 작전을 펼치면서 두 관광객은 이공대를 빠져나오지 못하게 됐다. 경찰은 음향대포·물대포 등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고, 이에 맞서 시위대는 교내 곳곳에 불을 지르거나 화염병 등을 던졌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할 줄 몰랐던 이들은 밤을 새우며 전전긍긍하다가 18일 오후 5시께 주홍콩 한국 총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홍콩 주재 총영사관은 홍콩 경찰 측에 “한국인 관광객 2명이 단순한 구경 목적으로 이공대에 들어갔으니 선처를 바란다”고 연락했다.

결국 두 관광객은 지난 18일 9시 30분쯤 두 손을 번쩍 들고 여권을 보여주며 이공대 밖에 경찰이 쳐놓은 폴리스 라인을 향해 걸어 나왔다.

이들은 나오면서 “나는 한국인이다(I’m Korean)”라고 외쳤다고 한다. 이들의 신원을 확인한 홍콩 경찰은 두 사람을 그냥 보내줬다.

주홍콩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홍콩 시위 현장은 매우 위험하니 절대 접근하면 안 된다”며 “홍콩 경찰에 체포될 수도 있고, 화염병이나 최루탄 등에 다칠 수도 있으니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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