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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서울 특성화고서 AI 필수…"가르칠 교사 있나" 우려도

중앙일보

입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특성화고 현장체험실습이 열린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휘경공고에서 자동차 엔진 분해 실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특성화고 현장체험실습이 열린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휘경공고에서 자동차 엔진 분해 실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2021년부터 서울 특성화고에서 인공지능(AI)과목을 필수로 편성‧운영한다. 특성화고 중 희망 학교를 AI‧빅데이터 고등학교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게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취지지만, 교육게에선 제때 학생들을 가르칠 전문성 있는 교사를 확보할 수 있을 지 걱정했다.

"2024년까지 AI‧빅데이터고 10곳"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특성화고 미래 교육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AI‧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 미래기술 발전에 따라 다양한 산업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특성화고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 미래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기술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현 중2가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2021년부터 교육과정에 AI 관련 과목을 3단위 이상(학기 중 51시간)을 필수과목으로 편성‧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8월까지 ‘인공지능과 미래사회’ 교과서도 개발한다.

‘인공지능과 윤리’ ‘머신 러닝 기초’ ‘머신러닝 알고리즘’ 등의 내용이 담긴 교과서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 기초’와 ‘인공지능 실무’와 같은 전문교과도 개발한다.

자료: 한국정보화진흥원(우리나라 인공지능 분야 수준 조사 연구, 2018)

자료: 한국정보화진흥원(우리나라 인공지능 분야 수준 조사 연구, 2018)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2~3곳씩 총 10곳의 AI‧빅데이터 고등학교를 만든다. 서울의 특성화고(70곳)의 약 14.3%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맞춤형 고교’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내년 4월 중 희망학교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한 뒤, 내후년에 AI‧빅데이터고로 전환할 학교 2곳을 선정한다.

이들 학교에는 하드웨어 구축비용 등 약 3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세명컴퓨터고 등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가 개설된 학교가 있는데, 교육청 차원에서 이를 더 확대하는 것이다.

"AI 가르칠 교사 확보할 수 있나"

AI‧빅데이터 과목을 가르칠 교사는 외부 인력을 활용하거나 연수를 통해 양성한다. 서울시교육청은 AI‧빅데이터고로 선정된 학교에 초기 3년간 산학협력교사를 투입할 예정이다. 또 내년부터 특성화고 교사 연수에 ‘인공지능 이해’ 내용을 포함시킨다. 인공지능‧빅데이터‧사물인터넷(loT)‧스마트팩토리 분야별로 20명씩 총 80명을 대상 중장기 연수도 실시한다.

교육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기존 특성화고가 학생 충원과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AI 등 신산업을 겨냥한 학교로 변신한다는 데엔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하지만 제때 학생들을 가르칠 전문성 있는 교원 확보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해도 AI‧빅데이터 같은 새로운 분야는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교사가 1년 연수로 전문성을 키워서 학생을 가르치는 건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대‧사범대 등 교원양성기관에서부터 관련 과목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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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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