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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자원' 페트병만 별도 분리수거, 고품질 재활용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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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 8월 21일 부산 동래구 해양자연사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플라스틱 이제 그만(No More Plastic)’ 기획전이 열려 관람 온 어린이들이 일회용 페트병에 파묻힌 지구를 형상화한 설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과 함께 진행되는 재활용 과정에서, PET는 최상급의 재활용 원료로 꼽힌다. [중앙포토]

지난 8월 21일 부산 동래구 해양자연사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플라스틱 이제 그만(No More Plastic)’ 기획전이 열려 관람 온 어린이들이 일회용 페트병에 파묻힌 지구를 형상화한 설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과 함께 진행되는 재활용 과정에서, PET는 최상급의 재활용 원료로 꼽힌다. [중앙포토]

환경부가 폐플라스틱 중에서도 '페트(PET)병'만 별도로 수거해 재활용하기로 했다.

PET만 따로 모으고, 선별업체 품질 따라 지원금 차등 지급

환경부는 19일 "내년 하반기부터 페트병 분리 배출을 추진하고, 선별업체별로 폐페트병의 품질 등급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지급하는 등 폐페트병 품질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흔한 페트병, 플라스틱 중엔 '가장 고급' 재활용품

PET 재활용 재료가 쓰이는 방식. PET 외의 다른 재료가 섞여 만들어진 플레이크일수록 품질이 낮고 가격도 싸다. [자료 환경부]

PET 재활용 재료가 쓰이는 방식. PET 외의 다른 재료가 섞여 만들어진 플레이크일수록 품질이 낮고 가격도 싸다. [자료 환경부]

PET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의 약자로, 각종 음료수 용기 등에 흔히 쓰이는 재료다.
PET는 플라스틱의 여러 종류 가운데 가장 재활용이 쉽고, 재활용 후에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데다가 깨끗하게 분리 배출될 경우 거의 100% 재활용이 가능한 ‘고급’ 플라스틱이다.

수거된 페트병은 사람 손으로 선별 과정을 거친 뒤 압축·세척·분쇄된 후 작은 플레이크(flake, 조각) 형태로 만들어진다.
이 플레이크는 여러 재활용품으로 만들어지는데, 플레이크의 순도에 따라 최상급 플레이크는 1㎏에 1000원 이상, 중저급 플레이크는 ㎏당 500~750원 내외로 가격 차가 많이 날 정도로 '순수' PET 플레이크는 가치가 높다.

2022년 국내 페트병 3분의 1을 '재활용' 원료로

[자료 환경부]

[자료 환경부]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생산 페트병은 약 30만톤, 그중 80%인 24만톤이 재활용됐다.
70%는 중‧저급 원료로 솜‧노끈 등을 만드는 데 쓰였고, 10%는 고급 원료로 분류돼 플라스틱 시트(Sheet, 새 페트 용기를 만드는 원재료), 페트병, 의류 등으로 재활용됐다.

일본은 현재 생산량의 51%를 재활용하고, EU는 2025년까지 새로 생산되는 페트병 중 25%를 고급재생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현재 10%인 ‘고급’ 재활용 원료의 비중을 2022년에는 33%(10만톤)까지 늘려 현재 일본에서 수입하는 연간 2만2000톤의 고품질 폐페트병을 대체할 계획이다.

아디다스는 2018년 재활용 플라스틱이 함유된 신발을 500만 켤레 생산했고, 올해 1100만 켤레를 생산할 계획이다. 사진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Parley 라인 제품들. [사진 아디다스 홈페이지]

아디다스는 2018년 재활용 플라스틱이 함유된 신발을 500만 켤레 생산했고, 올해 1100만 켤레를 생산할 계획이다. 사진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Parley 라인 제품들. [사진 아디다스 홈페이지]

PET 재활용품질 향상은 세계적인 추세다. 아디다스는 '2024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만 사용하겠다'고 밝혔고, 나이키·랄프로렌 등 주요 의류업체들도 계속해서 재생섬유 사용 비중을 늘려가고 있어, 2022년 전 세계 페트 재활용 재생섬유 시장 규모는 47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플라스틱 노! 페트병만 따로 모은다

재활용이 잘 되는 PET만 모은 선별장. [자료 환경부]

재활용이 잘 되는 PET만 모은 선별장. [자료 환경부]

환경부는 오는 12월 '유색 페트병 사용 금지' 등과 함께 내년 하반기부터 '페트병만 따로' 모으는 분리수거를 추진 중이다.
2020년 1월부터 6개월간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다른 플라스틱과 함께 수거한 페트병(왼쪽)과 페트병만 따로 수거한 것(오른쪽). 별도로 수거할 경우 이물질, 다른 재료가 섞일 확률이 줄어들어 순도가 높은 페트병을 얻을 수 있다. [자료 환경부]

다른 플라스틱과 함께 수거한 페트병(왼쪽)과 페트병만 따로 수거한 것(오른쪽). 별도로 수거할 경우 이물질, 다른 재료가 섞일 확률이 줄어들어 순도가 높은 페트병을 얻을 수 있다. [자료 환경부]

지금은 '플라스틱' 칸에 페트병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을 한꺼번에 모으지만, 앞으로 페트병만 따로 모으는 칸을 만들 계획이다.
고품질 재활용에 유리한 '무색', 먹는샘물 페트병만 모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그간 분리배출이 잘 안 되었던 단독주택 지역에서는 품목별로 수거 요일을 다르게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환경부는 개선된 분리수거 방식을 내년 7월 일부 지역부터 우선 시행한 뒤, 2021년까지 전국에 확대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수거되는 페트병의 품질에 따라 선별업체의 등급을 매겨, 내년 1월부터 폐기물 선별을 지원하기 위해 지급하는 지원금을 품질등급에 따라 다르게 지급할 계획이다.
페트병선별품 안에 이물질이나 다른 재질이 섞이지 않을수록, 페트병 관리 체계가 잘 만들어져 있는 업체일수록 높은 등급을 받는다.

환경부 이영기 자원순환정책관은 "이번 달부터 재활용 체계 개선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며 "국내에서 배출되는 폐페트병의 품질을 높여, 수입 폐플라스틱 없이 국내 수요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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